9개월 동안의 지역아동센터 자원봉사를 마무리하다

30대 자원봉사자의 시각에서 바라본 아이들과 보낸 시간

by Chatoyant

2025년 하반기 공채가 시작될 무렵에도 나는 지역아동센터 학습지도 및 멘토링 봉사활동을 계속하고 있었다. 매주 같은 시간, 같은 교실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과 나란히 앉아 수학 문제집을 펼친 후 수학 학습을 도와주고, 함께 놀이 활동을 하는 것은 어느새 내 일상 한편을 차지하고 있었다.


연필을 굴리며 “선생님, 이거 다 풀면 놀아도 돼요?” 하고 눈을 반짝이던 아이부터 처음에는 낯가림이 있었지만 점차 대화하면서 친해진 아이까지, 다양한 아이들과 있다 보면 3시간이라는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금방 흘러갔다.


그렇지만 때로는 어떻게 대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걸까라는 고민하는 순간이 생기기도 했다. 33살이라는 나이 때문인지 언젠가 나도 결혼해서 자식을 낳고 부모가 되는 순간이 올 텐데 그때 어떤 마음으로 아이를 대할지 진지하게 생각을 해서 그런지 모르겠다.


다만, 봉사활동하는 시간에 아이들을 바라보며 ‘나는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가’를 생각하면, 무섭게 혼내는 어른이기보다는 마음 편히 기대어도 되는 어른이고 싶었다. 친구처럼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사람 또는 실수를 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지지해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자원봉사자이기에 좀 더 따뜻한 마음으로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래서 한때는 사회복지사나 청소년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해 아예 이 분야로 진로를 바꿔볼까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그만큼 의미 있었기 때문에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삶도 꿈꿔본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지역아동센터에 일찍 도착해서 사회복지사님과 단둘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봉사를 하며 느낀 보람, 진로에 대한 고민, 그리고 나의 현실적인 상황까지 차분히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오히려 내 마음이 또렷해졌다.


나는 아이들을 좋아하고 사회복지도 가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하지만 아직은 금융권 정규직 공채에 합격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그리고 누군가의 삶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지만 그전에 나 자신의 기반을 단단히 세우고 싶다는 마음도 컸다.


그래서 결국 나는 나의 미래에 조금 더 집중하기로 결심했다. 아이들과의 시간을 내려놓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많은 고민 끝에 9월을 마지막으로 자원봉사를 마무리하면서 하반기 공채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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