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를 치유하는 마음 다스림, 아로마테라피 2
“여섯번째 감각이라고 할 용기는
승리로 가는 지름길을 찾아내는 기능을 갖추었다.”
– 칼릴 지브란
타임의 향기는 정서적·신체적으로 가장 강력한 세정제 중 하나다. 오랫동안 마음속에 묵혀 두었던 감정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타임의 향기는 백리를 간다고 전해진다. 그만큼 강력하게, 우리의 마음 깊숙이—아직 해결되지 않은 지점까지—도달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 가라앉아 있던 침체된 감정들을 조심스럽게, 그러나 분명하게 표면 위로 끌어올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타임의 향기가 너무 강해서 싫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향에 유독 끌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강력한 감정의 해독이 필요한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스스로는 자각하지 못하고 있지만, 마음 깊은 곳에 오래 묵은 감정이 이미 삶을 힘들게 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그로 인해 어떤 일을 앞두고도 쉽게 용기를 내지 못하고, 한 발짝 나아가는 데 주저하는 순간들이 반복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타임에는 오래된 전설이 전해진다.
한여름 밤, 요정의 왕이 모든 요정들과 함께 야생 꽃밭에서 춤을 추었는데, 그 이유는 타임이 ‘용기’를 상징하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과거 기사들은 전투에 나갈 때 방패마다 백리향의 이미지를 새겨 넣었고, 그들의 여인들은 용기의 상징으로 타임 무늬를 수놓아 주었다고 전해진다. 꽃을 밟으면 향기가 백 리 밖까지 퍼진다 하여 ‘백리향’이라 불리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타임이라는 이름은 ‘훈증하다’라는 의미의 ‘thymon’이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 또 어떤 이들은 이 식물이 용감성과 깊이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용기’를 뜻하는 ‘thumus’라는 그리스어에서 비롯되었다고도 말한다. 실제로 로마 시대의 병사들은 전투에 나가기 전, 타임을 우려낸 물로 목욕을 했다고 한다. 중세 시대에는 십자군 원정에 나서는 기사들의 목도리를 타임의 잔가지로 만들었고, 역병과 마비, 나병과 같은 질병이 만연하던 시기에는 타임을 약재로 처방하기도 했다. 재판관이나 왕들 역시 질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휴대하던 꽃다발에 타임을 반드시 포함시켰다고 전해진다. 특히 전쟁이라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겪는 개인적 경험은, 말로는 도저히 전달할 수 없을 만큼 깊은 트라우마를 남긴다고 한다. 언어가 감당하지 못하는 고통이 마음 깊숙이 남아, 오랜 시간 사람을 붙잡아 두는 것이다. 과거의 전쟁 속에서 타임의 향기는, 바로 그 깊은 심적 고통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하고, 그것을 해소함으로써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역할을 했을 것이다.
현대 사회에 들어 총과 칼 같은 전쟁의 무기가 직접적으로 사용되지는 않지만, 우리는 여전히 전쟁과 같은 상황 속에 놓여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만 보아도 그렇다. 사회적으로는 피할 수 없는 전염병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은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급속히 전염되는 바이러스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간의 무기력함이 첫 번째였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해 생계를 위협받은 수많은 자영업자들의 타격이 두 번째였다. 이는 사회적으로는 불가피한 팬데믹이었을지 모르지만, 그로 인해 벌어진 또 다른 전쟁은 사람들에게 말로 표현할 수조차 없는 트라우마를 남겼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다시 타임의 향기를 떠올리게 된다.
타임의 향기는 부정적인 감정을 비워낸다. 마음이 활짝 열린 상태에서 상황과 감정을 보다 개방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다. 전쟁터로 나서야 했던 이들이 느꼈을 깊은 두려움과 낙담을 내려놓고, 그 자리에 ‘용기’라는 감정이 자리 잡게 했던 것처럼 말이다. 타임은 감정의 속박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하고, 깊은 마음의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는다. 그리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든다.
나 역시 처음에는 타임의 향기가 매우 독특하고 강하다고 느꼈다. 처음 맡았을 때는 마치 스티커 제거제 같은 냄새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데 실제로 타임에는 스티커를 제거하는 데 사용되는 ‘티몰’이라는 화학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티몰은 강한 항산화 작용을 하는 모노테르펜(monoterpene) 페놀 계열 성분으로,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온 방향성 정유의 핵심 성분이다. 중세 흑사병이 유행하던 시기, 타임의 활성 방부제 성분인 티몰은 전염성 감염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데 사용되었다. 강력한 항바이러스 성분으로 살균제와 소독제의 역할을 해왔으며, 오늘날 코로나19와 같은 시대에도 디퓨징만으로 일정 부분 도움을 줄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타임은 또한 강력한 폐 강화제이기도 하다. 점액을 제거하고 숨 가쁨 증상을 완화하는 데 뛰어난 역할을 한다. 우리의 감정은 호흡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살아 있는 에너지를 들이마시고, 폐에서 혈액과 교환한 뒤, 이산화탄소와 함께 부정적인 감정을 내쉬는 과정—그 흐름이 막힐 때 감정 역시 정체된다. 타임의 향기는 감정의 해독을 돕는 동시에, 폐의 호흡 기능을 보다 원활하게 만들어준다. 강한 항균성이 특징인 타임은 과거 폐나 소화기 계통의 항암제로 사용되었고, 항진균 효과로 인해 국소적인 의약 용도로도 널리 활용되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미이라를 만드는 데 사용되었을 만큼 강력한 방부제 성질을 지니고 있다. 근래에는 항균성과 허브 향의 특성 덕분에 식품 보존 방법에도 활용되고 있으며, 질병으로 인한 피부 질환 치료에도 사용된다. 아토피나 습진이 일시적으로 심해졌을 때, 타임 에센셜 오일을 희석해 국소적으로 사용하는 사례도 있다.
‘Majaay’에서는 타임의 효과를 이렇게 말한다.
"타임은 낙심을 몰아내고 활력을 불어넣으며, 영혼의 꿋꿋함과 신체의 활력을 고취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준다"
타임의 향기는 우리를 보다 확신에 차게 만든다. 내면을 강인하게 하고, 의기소침함과 부정적인 감정을 밀어낸다. 눈앞에 닥친 어려움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고, 자신의 힘을 믿을 수 있게 만든다. 그리고 결국, 자신의 의지로 삶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우리는 모두 마음속에서 크고 작은 전쟁을 치르며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타임의 향기로 그 전쟁의 두려움을 잠식시키고,
새로운 용기를 얻어—
다시, 백리를 향해 나아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