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적령기 자식에 대한 엄마의 이중성?

마이너 카드, 컵 10번

상담을 하다보면, 결혼 적령기 자녀를 둔 엄마, 특히 딸을 가진 엄마들은 자식의 결혼에 대해 아들을 둔 엄마들보다 걱정이 더 많아 보인다. 나는 아들을 둔 엄마이고, 아직 아들이 모태솔로 인데다가 상당기간 공부하고 연구하는 일만으로도 바빠서 도무지 여자를 그리워할 시간도 없을 거 같아, 엄마인 나도 아직은 느긋한 편이다.

하지만 딸 가진 엄마들은 보통 두 부류로 나뉘는 것 같다. 일단, 딸이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나이가 되면, 좋은 직장과 성품을 가졌다고 해도 이제 싱싱한 젊음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초조함부터, 임신과 육아에 대한 육체적 부담, 그리고 적당한 연령대의 남자들을 만날 기회가 점점 좁아 진다는 점에서 불리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또 한편으로는 요즘 같은 시대에는 여성들이 더 진취적이고 현실적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남성들이 더 소심해지고(좋은 말로 조심성?) 철이 늦게 드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결혼 성비가 잘 안 맞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차라리 자유로운 싱글을 택하길 바라는것 같다.


우리가 흔히 하는 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여자 애들은 친구들에게 '나, 남자친구 생겼어!' 이렇게 말하면, 친구들이 모두 '뭐 하는 남자야?(직업이 뭐야? )'라고 묻고, 남자 애들은 친구들에게 '나, 여자친구 생겼어!' 이렇게 말하면, 친구들이 모두 공통적으로 하는 질문이 '이쁘냐?' 라는 한 단어라고 한다. (애고, 아들 둔 엄마로서 심히 걱정이다. 철딱서니 없는 것들...쯧쯧...)

나는 솔직히, 내 아들이 자기는 상대방에게 머리 쓰고 신경쓰기 싫어서 결혼 안하고 자유롭게 살거라고 하면 가슴이 철렁한다. 첫째는 부모가 행복한 결혼 생활을 보여 주지 못해서인가? 하고 자격지심이 든다. 그리고 먹고살기 바빠서 보들보들한 엄마의 모습을 못 보여주어서 여자들은 모두 엄마처럼 여장부 같다고 느껴, 애초에 여자들에 대한 환상 자체가 없는게 아닌가 살짝 걱정 된다.


물론, '결혼은 사랑의 무덤'이라고 하는 오랜 구절도 있지만 그렇다고 싱글이 마냥 부러운 것만은 아니라고, '너도 너 같은 자식을 낳으면 얼마나 이쁘고 행복한지 아느냐'고 내가 없는 애교까지 동원해서 아들의 마음을 돌리려 애쓴다. '비혼은 결혼의 단점을 피하려고 결혼의 장점을 포기한 것'이라고 멋진 문장까지 만들어서 제법 진지하게 말한다.

결혼이 남녀가 만나 한 배를 타고 함께 노 저어 가는 인생의 긴 항해(voyage)라고 한다면, 거친 물결 위에서 얼마나 많은 고비들이 있을 것이며 결혼을 하지 않는다면 겪지 않을 위험들이니 부득불 결혼을 강요하거나 고리타분하게 대를 이어야 한다는 조선시대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즉 두 젊은이가 함께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더 늙게 한다면 더더구나 결혼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결혼에 대해 젊은이들이 놓치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죽을 때까지 우리가 가지고 갈 "기억과 시간"의 중요성이다. 결혼은 피끓는 두 남녀가 만나 한 몸이 되는, 물리적, 공간적인 단순한 소유의 현상이 아니라, 우리의 영혼 속에 녹아들고 내 마음에 서서히, 그러나 켜켜이 쌓여 나를 만들어 가는 심리적이고 정서적인 것이다. 살면서 경험한 적 없는 고통마저도 내 것이 되면서 나는 변화하고 그 시간들을 함께 한 내 가족, 그리고 그들과의 추억은 관계를 깊고 의미 있게 만들어 전체 내 삶이 된다.


나는 이 세상 최고의 시부모님과 함께 산 복 많은 며느리였다. 남편복은 쏘쏘(so so) 또는 그 이하(너무 인색했나? ㅋㅋ) 였으나, 시부모님은 며느리를 친딸처럼 여기시며 평생 내 이름을 불러 주시고, 언제나 내 편이 되어 주셨고, 사이좋은 잉꼬부부의 모습으로 사셨던 분들이었다. 하지만 어머님이 8~9년 동안 치매로 인해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그토록 사랑하는 본인의 자식도 남편도, 손자도, 나도 못 알아 보셨다. 그때 나는 알았다. 부부는, 그리고 자식은 추억, 즉, ★'기억의 시간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결혼하기 참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결혼이 일생일대의 비즈니스가 된 현실에서, 나도 감히 아들에게 결혼을 권하기 두렵기도 하다. 세상 하나뿐인 여자와 자식 낳고 알콩달콩 사랑의 낙원을 만들기를 소망하겠지만 그 속에는 책임, 의무, 존중, 소통, 인내, 감사, 애정 등 등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는가?


그렇지만 젊은이들이여, 결혼을 두려워 마시게나. 부족한 우리(세대)들도 모두 어설픈 젊은 시절이 있었고, 좌충우돌 처음 해보는 마누라, 며느리, 엄마 노릇을 하며 인간이 되었으니, 그대들은 더 잘 해낼수 있으리라 믿는다.

평생에 걸친 추억의 시간을 공유할 내 옆지기, 그리고 나보다 더 소중한 내 아이를 만날수 있는 희망을 포기하지 말자. '포기'는 배추 셀 때나 필요한 단어라고 하지 않는가? 결혼은 사랑의 무덤이라고 하지만, 싱글은 그 사랑의 무덤조차 없을 수 있으니까!

<유니버셜웨이트 마이너 컵 10번 카드>


이 카드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상적인 조화 그리고 가족애를 상징합니다. 사랑의 감정 뒤에는 배려와 인내 그리고 희생도 필요하겠지요?


★기억과 시간★의 소중함을 잘 보여주는 감동적인 영화 '노트북(The Notebook)(2004년)'이 생각나는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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