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파상 '(진주)목걸이'에 대한 오마주(hommage)

메이저 카드, 15번 악마(The Devil 15)

부제: 목에 걸린 욕망의 사슬

얼마동안 목걸이 하나가 뉴스가 되는, 아니 더 정확하게는 심심풀이 땅콩 같은 가십거리가 된 우리나라였다. 생전 들어보지 못했던 브랜드인 것 같은데, 외우기도 어려워서 브랜드 명을 기억하지 않기로 했다. 나이가 들면서 어떤 이들은 장식을 하나씩 더 해 간다는데, 나는 거꾸로 젊은 시절에는 그토록 갖고 싶었던 목걸이나 반지가 거추장스러워졌다. 더울때는 몸에 뭐 하나라도 걸치는 게 더 더워서 안 하게 되고(특히 목걸이), 추울 때는 항상 목을 감싸고 다니게 되니 목걸이를 굳이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왜 한때 first lady 였던 그 여자는 목걸이에 연루 되어 온 나라를 심심하지 않게 할까? (생각해 보았다.) 왜 자신이 아닌 장식품에 불과한 목걸이 하나가 (진짜네, 가짜네, 뇌물이네, 선물이네, 숨겼네, 찾았네 등 등, 이젠 진실이 무엇인지 모를 정도의) 그녀의 본모습(즉, 본질)처럼 되었을까?


목걸이 라는 단어를 들으면 나는 자동으로, 모파상(19세기 프랑스의 소설가, Guy de Maupassant)의 '진주 목걸이'가 생각난다. 이 소설에서도 목걸이는 욕망의 추구, 사치와 허영의 허무함, 진짜와 가짜가 뒤섞인 삶. 상류 사회와 외모에 대한 동경을 상징한다. 가짜 인줄 모르고 살아버린 시간들, 가짜 또는 겉모습에 속은 삶의 아이러니를 19세기를 날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우리가 현실로 보고 있는 것이다.


소설과 현실의 두 여인의 공통점이라면 사회적 신분 상승에 대한 욕망 또는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 그리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지 못한 댓가를 치루는것 일것이다. 다만 한가지 다른 점은, 이 소설 속 주인공 마틸드는 가짜를 위해 고생한 10여년간의 그녀의 삶을 통해 비록 허무하긴 했을지라도 온 몸으로 삶을 성찰하게 되었을 것인데, 우리의 현실 속, 전(前) 퍼스트레이디(ex-firstlady)의 행보는 아직도 거짓과 몰락의 진행형이 아닌지....


그럼, 왜 현실 속 그녀는 보통사람들은 발음 하기도 어려운 억대에 가까운 이 비싼 장식품(목걸이, 신발, 핸드백 등) 등에 집착했을까? 그 목걸이의 가격(가치)이 곧 나의 가치라는 착각, 그 고급스러움이 곧 나의 우아함이라고 여겼을 것이다. 그리고 남의 시선을 통해 자존감을 보충하려 했을 테고... 그녀의 학위도, 어떤 서양나라의 귀부인을 흉내 낸 듯한 옷 매무새나 동작 하나 하나도 모두 짭(진짜를 모방한 페이크)일 뿐이고 자신만의 정체성이 없다는 것을 깨어있는 일반인도 알 수 있는데 그녀는 그 가짜를 가지고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보여주려 했으니 처음부터 예고된 비극이었다.


이를 잘 보여주는 타로카드는 15번 악마카드로, 악마(욕망과 탐욕, 집착, 도덕적 타락, 부패권력 등)의 발치에서 목에 쇠사슬이 걸린 채 그 검은 세력에 의존하고 자신의 목(숨)을 내 준 나약한 인간의 모습이다! 그 목걸이는 단순한 외부인들의 선물이나 유혹이 아닌, 그녀 자신이 스스로 자신의 허영심과 욕망에 굴복하는 상태를 상징하며 여기에 권력과 사치가 뒤엉킨 거래라고 볼 수 있겠다.



아, 그녀를 위한 변호를 잠깐 해 볼까?(욕 먹을지도 모르는데...) 그녀는, 단 한번도 본래 그녀의 모습, 본질, 있는 그대로의 캐릭터로서 사랑 받지 못한 불쌍한 인간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무도, 심지어는 그녀의 부모나 가족들로부터도 진정한 사랑을 받지 못했음에 틀림없고 이 텅 빈 공간을 사치, 허영, 질투, 복수심, 게걸스런 권력욕 등으로 채우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 받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인간보다는 보석들이 또는 자신이 걸친 사치품들이 자신을 빛내주길 바랬을 것이다.


하지만, 내면의 열등감이 심할수록 더 화려한 장식품(목걸이)으로 채우려한 과시욕과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은 자기 파괴적이며, 외적 보상은 내면의 공허(자존감 결핍, 인정욕구)를 채우지 못한다는 것을 모른 것 같다. 진정한 자존감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닌, 내면의 성장에서 나온다는 것을 모른 그녀.... 쯧쯧~


목걸이가 뭐라고.... 일개 탐욕의 고리요, 허영의 족쇄일 뿐이다. 이를 끊어내지 못한 업보, 그 목걸이의 무게에 짓눌려 허영을 벗겨 낼 의지조차 없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그리고 결국 인생을 통채로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선택을 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그녀를 위한, 아니 우리 모두를 위한 조언 카드 하나를 선택해 보았다.

<유니버셜웨이트 마이너 카드: 에이스 오브 소드>


악마의 고리를 끊어내는 내적 맑은 인식, 그것은 욕망과 집착을 자기자신이라고 생각하는 허상을 과감하게 베어버리는 것일 것이다. 그러므로 검은 내가 스스로 채운 사슬을 자르고 나오라는 단호한 결단을 상징한다.

장신구와 매력도 나 자신을 잃지 않을 때 더 빛을 발하는 법! 나를 꾸미는것 보다는 나의 본질을 찾는데 집중하고,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 보다는 각종 세상적 유혹에 나를 어떻게 올곧게 지킬지 더 몰두 해야 겠다. 사회인으로서 우리는 사회적 가면(페르소나(persona))이 필수인 시대를 살지만, 내면의 참 자아를 잃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내 몸에 걸친 것 보다, 나를 감추지 않아도 될 진짜 나!를 볼 줄 아는 명료함과 결단력이 더욱 절실히 필요한 세상이다.


목걸이 하나로, 150여 년 전, 이미 인간 본성의 어리석음과 무서움을 간파하고, 문학 작품 속 상징을 넘어 현재 대한민국을 비추는 등불로 다가 온, 모파상의 시대를 뛰어넘는 통찰력에 다시 한번 존경을 보내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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