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발견: 평생교육과 학습

호로스코프벨린 카드 3번, 운명(의 문)

인생을 통틀어 중요한 몇가지 분기점이 있다면, 대학수학능력시험도 그 중의 하나 일 것이다. 나의 대학과 전공 선택에 따라, 내가 살 곳과 만나는 사람, 더 나아가 내 평생의 밥벌이가 정해 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온전한 독립된 개체로서의 인간의 삶이 시작되는 지점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청소년기, 대학에 떨어지면 온 우주가 멸망이라도 할 것 같았던 그 시점을 벗어나 반 백년 이상을 살아보니, 배움이나 만나는 사람이나, 평생의 밥벌이가 그것 하나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고착화된 학벌 지상주의가 지역감정보다 더 끈질기게 한 인간의 인생 전체에 달라 붙어 평생에 영향력을 발생할 정도인데, 서울대를 졸업하고 9급부터 시작한 평범한 지방 공무원인 한 사람이 서울대를 나온 사실을 실감 할 때가, 일단 자신의 학벌을 알면 자신의 까칠함마저 장점으로 보아 줄 만큼 주변인들이 너그러워진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곤 했다. 이런 몇몇 특정인들의 사례를 제외하고는 평범한 우리들은 평생에 걸쳐 배우고 익히는 과정을 반복하며 어른스러워지는 것이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이른바 평생학습이다.


어원적으로 보면, 배우다는 '배다(임신하다)'의 의미에서 발생했다는 말이 있는 것 처럼 임신을 하거나 뭔가 생산하거나 내부에서 자라게 하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배우다는 뭔가를 '배게 하다'라는 의미가 되어 어떤 지식을 품어서 (아이를 밴(임신한) 산모처럼) 나의 내부에서 피와 살을 붙여 하나의 생명체로 출산(확장)시켜야 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어느날 내 삶속에 품게 된 내 아이가 내 삶에 스며들었듯이 내가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서 배운 수 많은 경험과 배움들, 그리고 만나는 사람들이 나를 정체된 인간이 아닌 살아 있어 다양한 색깔로 존재케 해 준다.


나이가 들수록 국가와 나를 둘러싸고 있는 지역 사회에 대해 더 감사함을 느낀다. 특히 어린시절, 지금의 동남아 국가들보다도 더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어렵던 시절을 살아서인지 현재 내가 누리고 있는 이 시간들, 물질적 풍요(나는 절대 부자가 아니지만), 그리고 정치적 안정(물론 전세계적으로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우뚝 선 우리나라의 위상) 등, 말로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 중 하나, 내 나이의 젊은 노인? (50대 후반~ 60대 후반) 들에게 있어 고마운 곳 중의 하나는 대학마다 있는 평생교육원이다. 커리큘럼도 다양해서 직업교육, 취미, 여가학습, 인문학과 문화교육까지 개인의 자아실현에 최적이 아닐 수 없다. 사설 기관보다 질적으로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없는 교육비로 평소 배우기 어려웠던 과정들을 들으며 자연스럽게 사회적인 인적 네트웍도 만들어 가며 재미있고 보람된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이 또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누리는 혜택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이 곳에서 강의를 하는 사람(교육자)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배우는 사람(학습자) 이기도 하다. 요즘 나는 학점 은행제로 평생교육사 과정을 수강하고 있으면서 '사주명리학' 도 배우고 있다. 젊은 시절의 배움이란, 좋은 학교, 안정된 직장, 등 생존을 위한 공부(투자)였다면 인생의 절반 이상을 산 60대에 접어든 나에게 평생학습은 내 존재를 위한 공부, 내 삶을 바라보고 가꾸는 배움으로 바뀌었다. 오랜 시간동안 나는국가를 위한 헌신과 내 가족을 위한 희생과 투자(자식의 교육비, 집장만, 노후준비 등)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어떤 사람으로 인생을 마무리 해야 할까?'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


내가 교육하고 학습하는 곳에서 나는 여러 좋은 분들을 만난다. 퇴직 후에도 손주를 돌보면서도, 아니면 직장을 다니면서도, 이런저런 지식을 배우는 사람들, 요리, 사진, 심리학, 시낭송, 타로상담까지.... 결코 돈이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내가 그러하듯, 그들의 배움은 머리에 지식을 쌓아두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연결되는 방법인 것이다. 연령이 비슷하면 한대로, 다르면 다른대로, 각자의 인생의 길목에서 함께 웃고, 공감하고, 배움의 즐거움을 나누면서 더 젊어지고 또 한번 새로 거듭난다. 아니, 새로 피어난다.


이제, 나는 세월과 싸우지 않는다. 도리어 세월과 함께 성숙해지고 싶다. 그래서 대학평생교육원을 새로운 나의 삶의 문을 살며시 여는 자리로 만들고 싶다. 그래서 젊은이들의 전유물인,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아닌, 대학(에서)수시로 배우고 싶은 능력시험, 또는 대학수다능력시험(ㅋㅋ), 아니면 대학흥미수집시험, 또한 이건 어떤가? 대학(에서 배우는) 수명연장 능력 시험! ㅋㅋ


자, 우리의 미래의 문을 함께 열어보지 않을래요?


< 호로스코프벨린 3번 운명 카드 >


내 앞에 나타난 운명의 문을 열고, 변화의 가능성에 몸을 맡길 시간! 당신의 새로운 인생의 시작을 알리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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