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긴 하루, 아니 한 시간
우울증. 몇년전 한 드라마에서 내가 좋아하는 여배우가 우울증에 걸린 배역을 연기를 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 그 배우분을 워낙 좋아해서 모든 장면이 인상적이기는 하였지만, 가장 공감되면서 마음이 저려온 장면은 바로 침대에서 일어나는 행동 하나조차 버거워하던 그 배역의 장면이다.
그 장면을 보자마자 나는 눈물을 엉엉 터트렸다. 왜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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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장면은 나의 일상이였고, 나는 매일, 매시간, 매 분, 매 초 그러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카고의 겨울이 깊어져만 새해를 맞이하는 때가 왔지만 나날들 속 나의 우울은 점점 깊어져만 가고 있었다.
이 시기, 나는 예술가로써의 나의 자질을 의심하고 있었을때였기에 자존감과 자신감이 매우 내려가 있을 시기였는데, 이에 더해 나에게 온기를 주던 사람이 나에게 시련을 주기 시작하기까지 하자 하루하루가 고난으로 정의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내게 구원이였던 사람이 나에게 시련을 준 그날 밤.. 나의 우울은 나를 온전히 잠식해버리고 말았다.
새해가 밝아오는 그 날 밤, 나는 누구보다도 새해의 새출발을 바라며 지난해의 쓰디 쓴 추억들을 술로 뒤덮으려 하고 있었다. 밤은 깊어갔고, 모두가 술에 취해가던 무렵, 내 짝꿍은 누구보다도 취해있었으며 그의 말들은 칼날처럼 날카로워져갔고 예민해져갔다.그의 말과 행동은 작은 진눈깨비에서 시작하였지만 과격해지는 행동은 말과 합쳐져 폭풍처럼 나를 쓸어 무너뜨려버렸고, 나는 그로 인해 세상 누구에게서도 얻을 수 없는 모멸감과 고통에 시달릴 수 밖에 없었다.
아, 내 편조차 깜깜한 어둠속으로 휩쓸려들어가는 순간이란 정말 절망스럽다라는 단어로도 형용될 수 없다. 그저, 암흑 그 자체로 겨우 정의될 수 있으려나.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그리고 그러한 고통을 겪으며 긴 밤 속 혼자 고립되었을때도 나는 느꼈다.
바로 나의 우울이란, 한번 오고 마는 대설주의보의 주인공인 폭설이 아닌 매 순간을 잠식하는 무서운 눈보라라는것을.그리고 나는 그 눈보라를 헤쳐나가기로 결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