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쉴 수가 없어서.
나는 한때 학교에 입학하기 전 수영을 열심히 배웠었다. 고등학교 시절 공부만 하던 나를 위해 엄마가 체력을 좀 기르라고 반강제적으로 시켰던 운동인데 어느 순간부터 내가 그것을 즐기고 있었다.
수영을 해본 사람은 알테지만 킥판이라는 보조도구를 떼고 나서 처음으로 자유형을 하게 되면, 생각보다 숨을 참는 것이 어렵다. 어쩔때는 숨이 정말 넘어갈거 같기도 하고, 팔을 한번 돌리는 행동이 너무나도 버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기분이 일상이 되기를 바라지는 않았는데..
12월, 시카고는 미시간 호수가 꽝꽝 얼정도로 매서운 추위가 맴도는 도시이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추위를 피하기 위해 짧은 방학이지만 자신들의 집으로 돌아가거나 여행을 간다.
귀국? 여행? 이 모든 것은 서글프게도 나에게는 사치이자 허망한 꿈이였다.
3인실의 방은 너무나도 컸고, 가혹한 현실의 나날들을 보내는 나는 룸메이트들이 다 떠난 방 안에서 혼자 냉랭한 추위를 견뎌야만 했던것이다.
처음에는 그저 이런것도 경험이다, 어떻게 어린 아이처럼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살겠어 라는 생각에 그리 서글프거나 힘들거나 억울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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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날 아침. 숨이 쉬어지지 않았으며, 의식적으로 움직여야지 라 생각을 하여도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수영장에서 킥판으로 누군가가 누르고 있는것처럼 나의 몸은 푹 젖은 솜처럼 무거웠으며 꼼짝조차 할 수가 없었고, 움직이지 못하는 내 몸에서는 차가운 눈물 몇방울만이 흐를 뿐이였다.
그리고 난 필연적으로 느끼고 말았다.
무언가가 잘못되었다고, 내가 고장났다고.
무언가가 내 안에서 부서지고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걸 깨닫는다고 달라질 것은 없었으며 오히려 상황은 악화될 뿐이였다.
하루에 한끼로 식은 초밥을 먹었으며, 한식이 너무 땡겨서 마음 먹고 거금을 지불하여 우버이츠에서 순두부찌개를 시키면 고추장 범벅이 된 짜글이가 와 서러운 마음에 음식을 무작정 때려넣고 토하며 웅크려 앉아 하염없이 우는 것이 일상이 되고 말았다.
그렇게라도 엉엉 울고 나면 무엇이라도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눈물은 빠져나갈 구멍을 찾지를 못하였고 내 마음 속 수영장에는 물이 넘쳐 흘러 그 물은 내 마음 속에 고여버리고 말았다.
그 날 이후, 나는 유영하는 법, 숨 쉬는 법을 점점 잊어갔으며, 나는 서서히 가라앉았다.
그 누구도 나를 누르고 있지도, 밑에 있으라고 시키지도 않았지만
나는 여전히 깊은 물속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