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기본 체력 구축전지훈련의 첫 단계는, 매일 하는 것
치앙마이에서 한 달을 지내며, 스스로 선택한 날들을 기록합니다. 원하는 삶은 우연이 아니라, 실행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 글이 독자에게 생각해왔던 것을 한 번쯤 해볼 수 있는 작은 용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요가를 좋아하게 된 건, 2019년부터였다. 6년 동안의 연애가 끝나고 도저히 멀쩡한 정신으로 회사를 다닐 수가 없을 때였다. 컴퓨터 앞에 앉아만 있어도 눈물이 났고, 만두를 먹으면서도 울었고, 친구들과 카페에 가서도 갑자기 주르륵 눈물이 흘렀다.
“얘 또 운다. 왜울어?”
“나도 몰라… 엉엉”
그렇게 우는게 웃겨서 친구들과 어이가 없다고 웃어버렸는데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눈물을 멈추는 장치가 고장 난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좋아하던 운동은 피구, 배구, 발야구, 볼링, 탁구, 배드민턴, 테니스와 같은 구기종목이었다.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동적인 운동, 사람들과 함께 에너지를 주고받는 방식이 좋았다. 그런 내가 '요가는 스트레칭을 오래 하는건가?'라고 생각했던 것도 이상한게 아니었을 거다. 그런데, 2019년의 나는 달랐다. 누구를 만나 이야기하고 싶지도 않았고 조용히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했다. 동네 요가원 간판이 유독 크게 보였다. 실연이 남긴 충격이 생각보다 꽤 컸던 모양이다.
3개월을 등록했다. 요가원에는 강사님이 세 명 있었고 원장님은 수강생 관리를 주로 하는 곳이었다. 빈야사, 하타, 아쉬탕가. 수업 이름만으로는 뭘 하는 수업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처음엔 하나씩 다 들어봤다. 그러다 마음에 쏙 들어오는 수업이 있었다.
자세 하나를 할 때도 어떤 근육을 쓰는지, 숨은 어디로 보내야 하는지 정확하게 짚어주는 수업이었다. 강사님과 빈야사를 하면 한 시간 내내 바닥에 땀이 뚝뚝 떨어졌다. 요가를 하면서 티셔츠가 이렇게 젖을 수 있다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다. 스트레칭인 줄 알았던 요가는 생각보다 훨씬 박진감 있는 운동이었다.
이 경험 덕분에 요가를 6년이나 마음에 두게 됐다. 하지만 제대로 수련했다고 말하긴 어렵다. 몸이 지쳤을 때 요가원에 다니다가 조금 괜찮아지면 안 가고, 필요해지면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코로나 시기에는 수련을 할 수 없었고 다시 시작했을 때 몸은 예전같지 않았다. 요가는 늘 곁에 있었지만, 늘 미완성이었다.
“헉…! 저, 저기 잠시만요. 제가 할 수 있는건가요?”
치앙마이에서 만난 애니의 수업은 한국과는 결이 달랐다. 첫날부터 고난이도 동작에 도전했다. 솔직히 말하면 겁이 먼저 났다. 한국에서는 한 수업에 열 명이 넘는 수강생이 들어간다. 강사가 한 사람씩 자세를 잡아줄 시간은 많지 않고 어려운 동작을 시도하는 경우도 드물다. 하지만 애니의 수업은 달랐다. 한 수업에 많아야 여섯 명, 어떤 날은 두 명뿐이었다. 매 시간마다 혼자라면 아예 생각도 안해봤을 동작에 도전했고 애니는 한 명씩 붙어서 자세를 잡아줬다.
머리서기를 할 때면 애니가 내 옆에 함께 앉았다. 어디에 힘을 줘야 할지, 어떤 순서로 움직여야 하는지를 단계별로 알려줬다. 다른 수강생들은 옆에 앉아 조용히, 진지하게 그 과정을 지켜봤다. 잘 하지 못하더라도 도전할 때마다 박수를 쳐준다. 그것도 꽤 크게.(환호성도 지르면서) 단, '오늘은 패스할게요'라는 선택지는 없다. 무조건 해보는 분위기다.
확실히 보조를 해주니 혼자 할 때보다 훨씬 수월했다. 무엇보다 동작이 몸에 기록처럼 남았다. 머리로 이해하는게 아니라, 몸이 먼저 기억하는 느낌이었다.
‘머리를 바닥에서 떼고 팔꿈치로만 지탱하라고요?’
‘이젠 손바닥으로만 버티라고요?’
‘팔뚝에 무릎을 올리고 몸을 띄우라고…요?’
물음표가 머릿속에서 줄줄이 튀어나왔다.
“내가 여기 있을테니 걱정 마요. 할 수 있어요.”
같은 수업을 듣던 사람들도 한마디씩 한다. "케이트! 할 수 있어." 잘해도 되고, 못해도 괜찮으니 일단 해보라는 얼굴들이었다. 그리고 해보면 신기하게도 된다. 처음엔 휘청거리고, 두 번째엔 웃음이 나오고, 세 번째엔 진짜 해내겠다는 마음으로 바뀐다. 좌충우돌은 했지만 분명히 전보다 나아지고 있었다. 그날 알게 됐다. 내가 부딪히고 있던 건 능력의 한계가 아니라, 믿음의 한계였다는 걸.
애니의 수업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있었다. 강사는 단 한 명, 애니. 많이 갈 땐 한 주에 여섯 번을 갔다. 요가가 하루의 중심이 되었고 약속은 늘 요가 수업 시간을 피해서 잡았다. 온몸에 잔근육이 붙고 자세가 정돈되는 것도 좋았지만, 그보다 더 좋았던 건 '나 이런 것도 해보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었다.
치앙마이에는 요가원이 정말 많다. 나도 가기 전에는 고민했다. 한 군데씩 체험을 해볼까, 그리고 나서 한 곳에 등록할까. 그때, 먼저 여행을 다녀온 지인분이 말했다. “요가는 여길 가보세요. 치앙마이에서 애니가 최고예요.” 딱 두 문장만 말했을 뿐이다. 그리고 나는 이유를 알게됐다.
누군가 치앙마이에서 요가원은 어디가 좋아요? 하면 고민없이 Annie Bliss로 가라고 추천할거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일 것이다.
“생각도 못한 동작을, 어느날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거예요.”
- 1회 체험: 400바트
- 한달 수강권: 4,500바트
- 수업시간표: 인스타에서 확인 가능 (링크)
- 소수정예 요가 수업, 자세 잘 봐주는 선생님, 다양한 국적의 수강생들.
- 어려웠던 동작이 있으면 여기서 도전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