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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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J

전철을 탔다. 목적지까지 여섯 정거장이었다. 객차 안은 붐볐다. 역 근처는 주차가 애매하다고 들었다. 흔들리는 차 안에서 균형을 잡으며 몇 정거장을 흘려보냈다.


역에서 내린 후 걸었다. 학원들이 밀집된 한 건물이 보였다. 엘리베이터가 여러 층을 지나 도착하는 것을 두세 걸음씩 옆으로 다녀오며 지켜봤다. 마침내 탔고, 5층에 도착했다.


문을 열자 가죽 냄새가 먼저 느껴졌다. 가죽과 본드 등 여러 소재가 뒤섞인 공간 특유의 냄새였다. 나보다 나이가 조금 많은 정도의 선생님이 몇 가지를 물었다.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


가죽공방을 찾다가 이곳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주변의 공방은 많았지만, 기초부터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곳을 찾고 있었다고 했다.


“뭘 만들고 싶어요?”


당장은 배워야겠지만, 최종적으로는 작은 가죽 소품들을 만들고 싶다고 답했다. 특히 시계 스트랩을 만들고 싶다고 얘기했다. 선생님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작은 소품들이 더 어려워요. 손작업이 훨씬 치밀하거든요.”
“카드지갑부터 시작하죠. 패턴부터 손바느질까지 다 해보는 게 좋아요.”


테이블 위에 두꺼운 종이가 놓였다. 선생님은 두세 가지 칼을 가져와서 작업대 위에 놓고 설명했다. 어떻게 중심을 잡고, 패턴을 그려야 하는지 손으로 짚어가며 보여줬다. 중간 과정을 선생님께 보이며 패턴을 그렸고, 완성된 패턴을 칼로 잘라냈다. 패턴이 완성되자 가죽 위에 올려놓고 위치를 잡았다.


재단을 시작했다. 칼을 잡기 전에 왼손 위치부터 다시 잡아줬다. 종이 패턴이나 가죽을 고정할 때는 왼손 검지를 칼이 지나갈 선보다 위쪽에 두라고 했다. 칼이 미끄러질 경우, 아래로 벗어나게 해야 손을 베지 않는다고 했다. 선을 따라 칼을 내릴 때마다 왼손도 함께 아래로 옮기라고 했다. 고정한 손이 칼날 뒤에 남아 있으면 위험하다고 했다.


칼날은 한 번에 힘을 주지 않고, 여러 번 나눠 그었다. 칼이 지나간 자리에 가죽 결이 갈라졌다. 가죽은 한 번에 잘려나가지 않았다. 일부 잘려나간 면을 떼다가 아직 붙어있는 부분을 발견하고 다시 칼로 긋기를 반복했다. 잘린 단면을 손끝으로 만져봤다. 종이 패턴대로 잘린 조각들이 작업대 위에 나열됐다.


접착 단계로 넘어갔다. 두 장의 가죽 원단을 붙여서 안팎 모두 고른 면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접착제를 바르고 잠시 기다렸다가 위치를 맞춰 붙였다. 완전히 마르기 전에는 다시 떼어낼 수 있었지만, 흔적은 남았다. 접착이 완료되니, 작은 편지봉투 형태의 카드지갑 모양이 잡혔다. 선생님은 접착이 끝나면 바느질을 할 것이라고 했다.


'목타'라고 불리는 공구로 바늘이 통과할 구멍을 냈다. 단단한 대리석 위에 고무판을 얹은, 일종의 모루가 있었다. 그곳에 가죽을 올려놓고, 구멍을 뚫을 부분에 목타를 놓고 망치질을 하는 것이었다.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마지막 손바느질이 30년쯤 전이었던 기억이 났다. 바늘이 가죽을 통과할 때마다 손에 저항이 전해졌다. 이미 구멍을 뚫어 놓았지만, 가죽 두 장을 단번에 통과하기 쉽지 않았다. 바늘을 이리저리 돌려보고 엄지손가락으로 눌러보며 한 땀씩 꿰맸다. 몇 코를 더듬거리다 조금이나마 리듬이 생겼다.


공정의 대부분이 완성되었다. 선생님은 엣지코트는 집에서 바르라고 했다. 엣지코트란 가죽제품의 단면 마감을 위해 칠하는 일종의 물감이었다. 단면에 여러 번 바르고 말리는 숙제가 생겼다.


전철을 타고 돌아왔다. 같은 노선을 거꾸로 지나왔다. 집에 도착해 가방을 내려놓았다. 카드지갑을 꺼내 확장된 발코니 테이블에 올려두었다. 원래 식탁인 테이블이었으나, 집공방의 작업대가 되었다. 테이블 위에는 목걸이, 카드지갑, 3D 프린터에서 나온 형체가 불분명한 실패물들이 늘어져 있었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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