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어깨

카사노바의 생존심리학

어릴 때부터 유독 카사노바에 관심이 많았다. 평소 이런 생각 때문이었는지, 내 주변에는 유독 ‘카사노바’라 불릴 만한 나쁜 남자들이 많았다. 그들과 어울리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 역시 여러 명의 매력적인 여성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카사노바들과 여러 여성들을 지켜보며 이런 생각을 자주 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이 흠모하는 섹시한 남자의 조건은 무엇일까?”


예전의 나는 옆에 누군가가 있어야만 나로서 온전히 존재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처럼, 늘 누군가와 인연을 만들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마음속에는 늘 공허함만이 가득했다.


지금 나는 혼자다. 그럼에도 예전에 느꼈던 공허함은 사라지고, 잔잔한 물결처럼 깊고 고요한 행복이 내 안에 자리하고 있다. 이 평온함 속에서 나는 지금까지의 실제 경험을 프로이트와 융의 심리학, 그리고 뇌과학과 접목하여 섹시한 남자의 조건을 써 내려가려 한다.


물론 이 글을 가볍게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경험상, 섹시한 카사노바의 조건을 갖춘 남성은 여성들뿐만 아니라 남성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남긴다. 특히 어머니나 누나, 여동생과의 관계가 눈에 띄게 달라질 것이다.


이 글은 단순히 많은 여성의 마음을 얻어내는 연애 기술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남녀 모두의 무의식 깊숙이 자리한 가장 본능적인 집단무의식을 깨우는 방법에 대한 탐색이다.


“무슨 운동하세요?”

“어깨가 태평양처럼 넓으시네요.”


축하한다. 여성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면 당신은 섹시한 남자의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한 것이다. 여성이 호감이 있는 남성을 바라볼 때 얼굴 다음으로 눈이 가는 부위가 바로 남성의 어깨다. 태평양처럼 넓은 어깨를 통해 여성은 무의식적으로 ‘보호 본능’을 느낀다. 상대적으로 어깨가 좁은 남성들은 화가 날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여성의 두뇌 깊숙이 자리 잡은 일종의 집단무의식이다.


어느 순간 여성은 남성의 태평양 같은 어깨에 안기고 있는 상상을 하게 된다. 태평양 같은 어깨를 가진 남성이 자신을 백허그하는 상상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왜 여성은 태평양처럼 넓은 어깨를 선호할까? 이것은 지난 수백만 년 동안 인류의 여성 조상들이 건강한 DNA를 가진 남성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체득한 일종의 집단무의식, 즉 그림자이다. 실제로 어깨가 넓은 남성은 좁은 남성에 비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이 더 많이 분비될 확률이 높다. 남성호르몬은 신체의 뼈와 근육을 강하게 한다. 그 결과 당연히 어깨가 더 넓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여성의 집단무의식인 그림자는 여성 자신에게 어깨가 넓은 남성을 최종적인 배우자로 선택하도록 끊임없이 압력을 가한다.


물론 어깨가 좁은 남성이 결혼에 불리하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의식의 차원, 즉 페르소나의 차원에서 보자면 여성은 남성과 달리, 남성의 외모뿐만 아니라 다른 외적인 조건(직업, 경제력)도 엄격히 따지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여성의 그림자는 강한 욕망이 되어 여성을 계속 괴롭힌다. 키가 크고 어깨가 넓은 남성을 보게 되면 어떤 여성이라도 눈이 갈 수밖에 없다.


만일 어린 시절 부친과의 관계에서 형성되는 프로이트의 초자아가 부족한 여성이라면 불륜에 빠질 위험이 높아진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는 페르소나는 아니라고 하지만, 그림자의 욕망은 계속해서 여성을 유혹한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키가 크고 어깨가 넓으며 매너까지 좋은 남성을 만난다면 본인도 모르게 그림자의 욕망에 잠식되고 만다.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집단무의식의 어두운 본능이다.


다른 장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페르소나의 부위인 전대상회(ACC)를 포함하는 이성의 부위, 즉 전전두엽(PFC)은 그림자의 부위인 격렬한 감정을 만드는 편도체(amygdala)와 강한 쾌감을 만드는 부위인 측좌핵(NA)의 통제를 절대로 벗어날 수가 없다. 여성이 어깨가 넓은 남성에게 빠지는 이유는 전대상회와 전전두엽이 아닌 편도체와 측좌핵의 강한 통제 때문이다.


이런 조심스러운 생각도 해 본다. 부부가 평생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서로에 대한 만족감은 정말 필수적이다. 만일 이것이 부족하다면 서로 갈라설 확률이 정말 높아진다. 내 주변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현실이다. 따라서 남성들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자신의 배우자나 여자친구에게 자신의 남성성을 최대한 어필하고 싶다면 지금부터라도 헬스장을 열심히 다녀라. 어깨를 키워라.


하지만 매일매일 치열하게 살아가는 대부분의 바른생활 남성들에게는 헬스장에 갈 시간이 없다. 겨우겨우 생기는 귀한 시간은 자신의 배우자나 여친에게 헌신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굳이 헬스장에 가지 않더라도 최대한 빠른 기간 안에 어깨를 넓힐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있다. 바로 철봉(Pull-up)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