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들은
무언가를 주장하기 위해 쓰이지 않았다.
정답을 말하려고 모아둔 문장들도 아니다.
다만,
어떤 순간에 시선이 멈췄고
그 멈춤이 내 안에서
조금 오래 남았을 뿐이다.
무대를 볼 때도,
도시를 걸을 때도,
사람의 얼굴을 지나칠 때도
나는 종종
‘무엇을 보았는가’보다
‘어디에서 보았는가’를 더 오래 생각한다.
시선은 언제나
중앙에 있지 않았다.
앞으로 나서기보다
한 걸음 옆으로 비켜서 있었고,
설명보다 먼저
느껴지는 쪽에 가까웠다.
그래서 이 기록들은
사건의 요약이 아니라
시선이 머물렀던 자리의 흔적에 가깝다.
보았다는 사실보다
어떻게 보았는지를
잊지 않기 위해 적어둔 메모들이다.
읽는 순서도,
해석도,
같을 필요는 없다.
다만 이 글들이
누군가의 시선을
잠시 천천히 만들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이것은
내가 본 것들의 기록이면서,
어쩌면
당신이 보게 될 방식에 대한
작은 제안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