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예측할 수 있는 게 없다. 오늘 하루의 날씨, 기상시간, 피로도 같은 사소한 것들부터 다음 주, 다음 달, 다음 해에 있을 중요한 것들까지, 뭐 하나 생각한 대로 흘러가는 법이 없다. 참 곤란한 일이다. 모든 게 내가 노력한 대로 이뤄졌으면 좋겠는데, 꼭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 일이 틀어져 다른 양상을 만들어낸다. 뭔가 억울하다.
성인이 되고 보니 더욱 그런 것 같다. 그래도 어릴 적엔 뭐가 어떻게 바뀌든, 그저 정해진 정답들 중에 고르기만 하면 됐는데, 이제 와서 내가 정답을 만들려다 보니 무엇 하나 쉬운 게 없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이 무슨 뜻인지, 이제야 그 무게를 좀 알 것 같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때그때 바뀌는 물줄기에 몸을 맡기는 것뿐이다. 어차피 모든 것을 내가 다 감당할 필요는 없다. 세상은 흐르게 두고, 나는 그 흐름 속에서 나만의 속도를 찾아가면 그만이다. 아무래도 성인이 된다는 것은, 이런 세상을 담담히 깨달아가는 과정인가 보다.
그러니, 그저 살련다. 내 주변을, 오늘 하루를, 먼 미래를 바꾸겠다고 억지로 발버둥 치지 않으련다. 내가 온전히 다스릴 수 있는 건 나 자신 하나뿐이다. 변화에 짜증이 나는 것도 나고, 변하지 않는 현실에 지루해하는 것도 나다. 나는 이제 눈을 감고 햇살을 즐기련다. 강이 강 따라 흐르는 대로, 그저 나룻배에 누워 세상살이의 풍경을 구경하련다.
결국 평온이란 내면에서 이루는 것이다. 마음이 고요하게 가라앉아 있다면, 세상이 아무리 거세게 흔들려도 불안할 것이 없다. 그러니 그저 하루하루를 평온하게 살아가자. 세찬 물결을 거스르려 애쓰기보다, 그 물결 위에 가볍게 떠 있는 법을 배워보자. 비록 내가 강물의 방향을 결정할 수는 없어도, 그 위에서 어떤 표정을 지을지는 선택할 수 있으니까. 그렇게 흐르는 대로, 머무는 대로, 나의 평안을 지키며 나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