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길(4)

부유물

by 별의 여백

해가 갈수록 여름 장마가 매섭다.


특히 작년 여름엔 새벽마다 쏟아지는 비와 천둥소리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난 기억이 몇 번이나 있다.


뉴스에선 수시로 홍수에 관한 기사가 흘러나왔고, 댐의 범람을 우려해 수만 톤의 물을 방류하는 작업들이 계속해서 진행되었다.


푸른빛으로 반짝이던 강물은 흙이 섞여 탁류가 되었고, 길을 잃은 많은 것들이 그 거친 흐름에 뒤엉켜 쏟아져 내렸다.


온 세상을 덮을 듯 무섭게 쏟아 내리던 폭우가 잠시 멈추었던 어느 여름날, 내가 자전거 길에서 바라본 강의 모습 또한 그러했다.


윤슬이 보석처럼 빛나던 수면은 페인팅 나이프로 거칠게 그려낸 유화의 표면처럼 거칠게 요동쳤고,

뿌리째 뽑힌 나무와 정착지를 잃어버린 각종 부유물이 흙빛 탁류를 따라 떠밀려왔다.


폭풍우가 잠시 멈춘 하늘은 회색 빛으로 잠잠했으나, 물속에선 여전히 폭풍의 기세가 흔적만으로도 흉흉한 듯 보였다.


물기를 가득 머금은 바람이 물살의 흐름을 따라 불어오면, 떠밀려온 것들은 그 바람을 타고 더욱 큰 진폭을 보이며 빠르게 흘러내려갔다.


아무런 의지도 없이, 그저 거친 물살에 온몸을 내맡긴 채, 끝없이 요동하며, 목적지조차 알지 못하고 사라져 갔다.


나는 아무런 감흥 없이 그 흐름을 잠시 지켜봤던 것 같다.


유독 길고 사나웠던 장마가 끝나고 나서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강의 흐름을 따라, 상류로부터 끊임없이 흘러내려오는 것들.


저것들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문득 궁금증이 생겼다.


그러나 확실한 건, 저것들 중 단 하나도 스스로 이 물살에 몸을 던지진 않았을 것이란 사실이다.


끈이 떨어져 물살 위를 나부끼는 저 부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거칠고 우악스러운 환경의 변덕을 이겨낼 힘이 저 작은 부표에게 있었을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나도, 저렇게 한치 앞도 모른채 물살에 휩쓸려 이리저리 치이는 부표처럼 삶을 살아내야 하는 것일까?


내 안의 오래된 물음이 탁류처럼 넘실거리듯 차올랐다.


그 질문에 휩쓸리기라도 하라는 듯, 때마침 센 바람이 등을 떠밀듯 불어왔다.


그러나 난, 차마 그 바람에 내 몸을 맡길 순 없었다.


흔들리는 발목을 겨우 붙들어 같은 자세로 서 있으려 안간힘을 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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