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다시, 오늘의 선(線)"

by 장재덕

이전 「선을 넘지 않는 삶 1」에서
나는 여러 사상가의 말을 따라
선을 넘지 않는 삶의 기준을 살펴보았다.

서로 다른 시대에 살았지만
그들은 이상하게도 같은 자리를 가리켰다.

그때의 질문은 ‘선은 어디에 있는가’였다.


그러나 일상으로 돌아오니 질문은 달라졌다.

오늘 나는 그 선을 넘지 않았는가.

말 한마디를 더 할지 망설이던 순간,
도와주다 지쳐버린 저녁,
거절하지 못해 하루를 넘긴 날.


선은 글 속이 아니라
아주 사소한 장면 속에 있었다.

이번 글은

새로운 기준을 세우려는 이야기가 아니다.
철학을 설명하려는 글도 아니다.

이미 알고 있지만 자주 지나쳤던
그 선을 오늘의 자리에서
다시 확인해 보려는 기록이다.


사상가들의 말은 앞에 서지 않는다.
삶의 뒤편에서
조용히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지나치지 말라는 가르침은
더 가지라는 채찍이 아니라
이제는 멈추어도 된다는 허락에 가까웠다.


절제는 억누름이 아니라
휩쓸리지 않기 위한 보호였는지도 모른다.

하루의 피로는 대개
‘조금만 더’에서 시작된다.


그 조금이 쌓여 마음을 넘치게 한다.

어쩌면 선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을 것이다.
여기까지면 충분하다고.
지금 멈추어도 괜찮다고.

선을 지킨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우월해지는 일이 아니라
나를 소진시키지 않는 일이다.


이번 연재는

더 잘 사는 법을 말하지 않는다.
다만 덜 넘는 하루를 기록한다.
잘 살았는지를 묻기보다
넘치지는 않았는지를 돌아보는 시간.


이 글은 결론이 아니라 되돌아옴이다.
선을 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마음을 쉬게 하기 위해 다시 돌아오는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