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한마디 더 했던 날

" 공자의 조언에 따른 선을 넘지 않는 삶"

by 장재덕

공자, 말이 많아질수록 마음이 흐트러진다


그날은 특별한 일이 없었다.
대화도 무난했고,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대화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음이 조금 불편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괜히 한마디를 더 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하지 않아도 됐던 말이었다.
분위기를 바꾸려는 말도 아니었고,
상대를 돕기 위한 말도 아니었다.

그저 침묵이 어색해서,
대화가 끊기는 게 불안해서
말을 하나 더 보탠 것뿐이었다.

말을 하고 나서

상대의 표정이 아주 잠깐 흔들렸다.
크게 달라진 건 없었지만
그 미세한 변화가 내 마음에 남았다.


그날의 피로는 말을 많이 해서가 아니라
말하지 않아도 될 순간을 지나쳤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종종
말이 부족해서 관계가 어긋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설명을 더 하고,
덧붙이고, 한 번 더 확인하려 한다.

하지만 돌아보면

관계를 어렵게 만든 말들 가운데 많은 수가
하지 않아도 됐던 말이었다.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군자는 말에 더디고

행동에 민첩하다(君子欲訥於言而敏於行).

또 그는 말했다.

말이 이치에 맞지 않으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言不順則事不成).


이 말은 말을 줄이라는 훈계라기보다,

말이 제자리에 있을 때

비로소 힘을 가진다는 뜻에 가깝다.


말이 많아질수록 마음도 함께 흔들린다.

설명하려는 마음, 인정받고 싶은 마음,

어색함을 견디지 못하는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다.


마음이 단단할 때는
굳이 말이 많아지지 않는다.
이미 충분하다는 걸

자기 자신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날 내가 말을 하나 더 했던 이유는
상대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 불안을 덜기 위해서였다는 걸

나중에서야 알았다.

선을 넘는 말은
대개 큰 실수의 모습으로 오지 않는다.
아주 사소한 추가 한마디로 나타난다.


오늘은
그 한마디를 삼킬 수 있었는지
하루를 돌아본다.

말하지 않았다고 해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날.
그런 날이 의외로 가장 편하다.


공자의 말과 사상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선을 넘지 않는 삶 1」**에서 따로 정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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