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방울이 꽃나무에게

<같은 바다, 부레 없는 우리 -제3부 가족>

by 쌍둥이 아빠

솔방울이 꽃나무에게


활활 타오르는 저 흰 꽃이 온 봄을 환히 비추일 적에

나는 그저 거칠고 투박한 모습으로 웅크리어

다투어 피어나는 꽃과 잎사귀들에 가리어져 있었다


또 내가 그 뜨겁던 태양의 조롱을 견디고

겨울의 가지 끝에 매달려

초록의 불길을 태워 올릴 때

실은, 여전히 피어 있을 그대를 찾아 두리번거릴 때


그대는 또 어디론가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대도 어디, 아직 남은 온기를 찾아

깊고 깊은 저 대지의 마음 어딘가에 있으리라

그대 또한 웅크리어 갈등과 그리움의 시간을 지키고 있으리라


나의 불꽃 또한 이 겨울을 무사히 태우고 나면

찰나일지언정

기적처럼 일찍 피어나는 그대를 만나게 되리라


나의 사랑은

그러한 믿음으로 시작되어

그토록 오랫동안 외면하여 오던

나를 대면케 하였다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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