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몸 운동의 이모저모(13)

나울리 크리야 팔아 먹기에 속았지롱

by 필립

이전 글에서 중국 전통 무술에서도 내가권의 대가들이 나울리 크리야를 보여주면서 내공력의 실체를 드러낸다고 하던데 이게 끝일까? 나도 3~4년 정도 나울리 크리야를 꾸준히 해오고 있지만 뱃속에서 신비로운 기운이 뻗치면서 장풍이 발출되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거든. 내 몸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소용돌이를 만들어 내는 것은 괜찮은데 도대체 뭐에 쓰는 기술일까? 요가나 신체 단련에 무지한 일반 대중을 기만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 같아서 언짢은 느낌이 들어. 특히 운동도 별로 안해서 하복부에서 돌릴 복직근도 거의 없는 여성이 나울리의 요령만 습득해서 고수 행세하는 모습을 유튜브에서 몇명 보았을때 충격 받았어. 저렇게나 저렴하고 하찮은 기술이었구나 하는 자괴감이 들었거든.

서구권에 요가를 보급한 유명 선구자는 매일 나울리 크리야를 하기를 권하면서 꾸준히 행법을 이어간다면 정신의 해탈이나 깨달음에 다다르지 못하더라도 신체의 건강을 틀림 없이 보증한다면서 권했대. 나의 경우에는 나울리를 열심히 하던 도중에 빙판길에 미끄러져서 오른 손목이 골절되어 병원에 입원했는데 갑자기 고혈압 판정을 받더니만 2개월후 회사의 건강 검진에서 부정맥이 검출되어서 치료도 받았거든. 물론 같은 기간에 신체 부상과 회사 생활에서의 어려움으로 극도의 압박감에 시달리기는 했지만, 나울리는 계속 했었는데 속은 기분이 들었어.

다만 횡격막을 위로 끌어올리면서 가슴팍이 앞으로 돌출하고 아랫배가 홀쭉해지면서 근육질의 형상을 나타내기에는 그만이야. 보디빌더들이 성장 호르몬을 남용하면 골격근도 자라지만 소화기관도 불필요하게 우람해지면서 아랫배가 튀어나오는 부작용을 겪게 되는데, 이 기술을 익혀서 최대한 아랫배를 집어넣도록 연습도 한다고 해. 잠깐 필요한 1분에 그녀 앞에서 탄탄한 상체를 과시하는 효과는 있겠네.

이전에 의천도룡기라는 무협 소설에 심취했었는데 주인공의 부친 장취산이 내력을 횡격막위로 솟구치니 심장이 멈추었더는 대목이 있어. 나중에 동네 서점에서 요가의 신비를 다룬 책에서 인도의 요기가 횡격막으로 심장을 압박해서 박동을 순간적으로 멈추는 것을 엑스레이로 촬영해서 증명하는 이야기도 실려 있었어. 이러한 내용을 끼워맞추보면 내력의 실체란 몸 내부의 속근육과 이를 가동하는 신경계이며 횡격막을 극도로 단련하면 심장까지 움직이지 못하게 눌러버릴 수 있다는 것이지. 그런데 이걸 곧이곧대로 믿어버리기에는 좀 이상해서 챗GPT에 질문했더니 신체 구조상 전혀 불가능한 사기라고 단정하더라구. 다만 구글 제미나이는 횡격막으로 심장을 압박하면 흉부의 큰 혈관을 압작해서 피의 흐름이 줄어들어서 맥박이 약해져서 비슷한 현상을 일으킬 수는 있다고 하네.

알아갈수록 나울리의 신비감이 걷히고 이면의 허위만 눈에 들어와.

그럼에도 지금도 나울리 크리야를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어렵게 습득한 기술을 이대로 버리기에는 너무 아쉬웠기 때문이지. 한때 이 묘기를 해내기 위해서 밤낮으로 탐구하고 노력했던 시간에는 여러가지 외적인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완화시킬 수 있었던 것에 의의를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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