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에게

친절을 낭비하지 않기로 했다

by soso han mauem

나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에게

친절을 낭비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너무 오래,

나를 가장 마지막에 두며 살아왔다.


누군가를 배려한다는 이유로

나 자신을 소모하며 살았다.


‘나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에게

친절을 낭비하지 마라’는 말은 결국 나에게 묻는다.


나는 나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있는가.


우리는 종종

누군가를 배려하느라

정작 나 자신을 가장 마지막에 둔다.


불편해도 웃었고,

상처가 남아도 괜찮은 척했다.

그게 어른스러움이라고 믿었으니까.


참고,

이해하고,

넘기다 보면

그게 어느새 나의 기본값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나의 에너지는 생각보다 훨씬 유한하다는 것을.


하루를 살아내는 데 쓰고 나면

남는 마음은 많지 않다.


그런데도 나는

아무에게나 그 마음을 건넸다.


그래서 이제는 조심스럽게 묻기 시작한다.

이 사람은 나를 존중하는가.

나는 이 관계에서 나 자신으로 존재하고 있는가.


나를 진심으로 아끼는 사람들과

마음을 주고받는 일은 결코 이기적인 선택이 아니다


오히려 나를 지키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태도에 가깝다.


스스로 세운 선이 단단해질수록

무례한 사람은 자연스럽게 멀어진다.


애써 밀어내지 않아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관계는 그렇게 정리된다.


그건 마치

내가 어떤 향기를 품고 있느냐에 따라

곁에 머무는 사람이 달라지는 것과 닮아 있다.


따뜻함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따뜻함 곁에 남고,

섬세함을 알아보는 사람만이

그 마음을 조심스럽게 다룬다.


그래서 나는 믿어보기로 했다.


진심은 결국 통하게 되어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내 마음은

아무에게나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이 생각은 어느 순간, 아이에게로 이어졌다.


아이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모든 것을 참고,

모든 것을 내어주어야 한다고 믿었던 시간들.


“엄마니까”, “어른이니까”라는 말로

나 자신을 설득하며 지나온 날들.


아이 앞에서

불편한 관계를 웃음으로 넘기고,

무례한 말에도 아무렇지 않은 척하던 나를

어느 날 아이가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빛 앞에서 문득 알게 되었다.


아이에게 가르치고 있었던 건

‘배려’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뒤로 미루는 법’

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걸.


그때부터 생각이 달라졌다.


아이에게 전해주고 싶어졌다.

사랑은 견디는 일이 아니라는 걸.

존중받지 못하는 관계 앞에서는

물러서도 괜찮다는 걸.


자신을 지키는 선택은

결코 나쁜 사람이 되는 일이 아니라는 걸.


그리고 그 가르침은 말로 전해지지 않는다는 것도.


내가 나를 함부로 대하지 않을 때,

아이는 그 모습을 가장 먼저 배운다.


말보다 오래 남는 건

부모가 살아내는 ‘태도’라는 사실을

아이들은 설명 없이 받아들인다.


그래서 오늘도

아이의 손을 잡기 전에

먼저 나 자신의 마음을 단단히 붙잡아 본다.


아이에게 남겨주고 싶은 건

참아내는 뒷모습이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아는 사람의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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