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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종신 Jan 31. 2019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그리고 그레이트 스모그

12,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1952년 런던 최악의 스모그로부터의 경고

2019년 새 학기부터 아이들의 등교를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제한할 수 있는 관계 법령이 시행된다는 소식입니다.


환경부가 새로 시행하는 '미세 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법령이 2월 15일에 시행되면  고농도 미세 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될 경우에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뿐만 아니라 초/중/고등학교의 수업을 단축하거나 휴교할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이제 일기예보와 함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지수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일상이 되고 있습니다. 또 마스크가 집집마다 필수적으로 준비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 길거리에서도 더 이상 마스크 쓰는 것이 유별나게 보이지 않고 흔한 일상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자동차의 배기가스와 공장, 발전소 등에서 나오는 배출가스가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아직도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과 저감 대책에 대해서는 100% 확신과 효과 있는 대책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바다 건너 중국발 공장 배출 가스를 한반도 내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하면서 양국 간의 미묘한 외교 분쟁의 소재로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자체적으로 발생되는 화력발전소의 배출 가스 또한 상당 부분 초미세먼지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비단 중국 탓으로만 전적인 원인을 돌리기에는 무리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오늘은 동남아시아 권역의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도 극심한 미세먼지가 발생해서 공립학교 전체에 대한 휴교령이 내려졌다는 외신이 전해져 왔습니다.

아스윈 콴무앙 방콕시장이 취한 이 조치로 인해 어제부터 내달 1일까지 방콕 시내의 모든 공립학교 437곳이 휴교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현재 방콕의 미세먼지는 WHO의 안전 기준치를 3배나 초과한 수치인  1㎥ 당 145㎍를 나타내고 있다고 합니다.


정부는 당초 공약으로 내세웠던 미세먼지 저감에 대한 조치가 실효성을 나타내지 못하자, 최근 인공강우 실험을 통해 직접 대기 조건을 직접 조정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난 25일 군산 서쪽 120㎞ 해상에서 진행했던 항공기에 의한 1차 인공강우 실험은 실패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서쪽 해안에서 비를 조성해서 대기 중 미세먼지를 바다로 끌어내리려는 이번 실험은, 그러나 실패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시도될 것이라고 하여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인공강우는 사실상 이미 존재하는 구름에 입자를 더해서 비를 만들기 때문에 인공증우로 분류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수 있습니다.


중국은 이 분야에 이미 60여 년이 넘도록 연구를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중국은 인공강우를 시도하여 상당 부분 대기 질 개선에 효과를 본 것으로 선전을 해오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이미 검증된 시도라는 측면에서는 연구와 시도를 지속적으로 해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제 시작한 이 분야의 효과가 얼마 만에 실질적으로 체감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다소 막막한 수준입니다.


대기 오염으로 인한 심각한 인명피해의 사례는 영국을 1952년 12월 겨울에 강습한 '그레이트 스모그' 사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당시 영국 런던에서는 겨울철 석탄연료의 과다 사용과 바람이 절대적으로 멎어버린 안정된 고기압의 영향이 겹쳐서 단지 5일간의 스모그의 피해로 무려 4천여 명이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이 당시 런던 시내의 가시거리가 채 1m가 되지 않아 바로 앞사람의 구분이 쉽지 않을 정도였다고 하니 얼마나 극심한 스모그가 발생했었는지 미뤄 집작할 수 있습니다.  일주일이 채 안 되게 진행된 그레이트 스모그의 피해는 현대의 과학적인 통계로 추정해 볼 때, 당시 발표된 4천 명을 훨씬 상회하는 약 12,0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영국은 이러한 최악의 대기 질 오염에 의한 재앙을 겪은 뒤, 관계 법령과 제도를 개선하고 동절기 화석연료에 의한 난방을 제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영제국의 심장부에서 발생한 대량 인명피해는 그 당시 영국 국민 전체에게 심각한 트라우마를 남기게 됩니다.


이제 맑은 하늘과 멀리 보이는 원경을 바라보는 것이 더 이상 당연한 일이 아닌 시대가 된 듯합니다.


아이들에게 마음껏 뒤어놀라고 할 수 없는 안타까운 날씨가 자주 우리를 옥죄이고 있습니다. 예전과 다르게 외출에는 마스크가 필수고, 그나마도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경보가 발생하면 학교조차 가지 못하는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런던에서 발생한 그레이트 스모그에 의한 인명 피해가 반세기도 더 지난 현재까지, 인류가 구가해온 문명의 역습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경제와 안보 국가경영의 그 어떤 분야보다도 환경문제가 매우 심각한 위기로 우리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보다 더 맑은 하늘을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조금 늦은 감은 있으나, 환경에 대한 더 정확한 이해와 노력이 최 상단의 우선순위로 기울여져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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