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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종신 Jun 28. 2020

디즈니 밥 아이거 자서전 ‘디즈니만이 하는 것‘

신뢰경영과 성공적인 기업 인수로 디즈니 번영을 이룬 현자

디즈니를 15년 동안 이끌었고 올해 초 은퇴한 로버트 아이거의 자서전을 주말에 읽었습니다.

밥 아이거라는 애칭으로 더 잘 알려진 그는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경영 방식으로 디즈니의 크고 작은 위기들을, 동료들과의 상호관계를 잘 조율하며 최대치의 능력을 끌어내는 방식으로 극복했습니다.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그가 성사시킨 기업 인수의 과정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는 최고경영자가 된 후 3개의 큰 기업 인수를 성공시켜, 디즈니의 도약을 이뤘는데 스티브 잡스와 진행한 픽사와 조지 루카스와의 루카스필름, 그리고 마블이 그것입니다.  

인수 과정에서의 긴 협상과 내부의 반대와 조율 과정, 그리고 이사회에 안건을 통과시켜 최종 인수에 도달하는 여정들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물론 이후에 피인수 기업과 함께 성과를 얻어가는 과정도 엿볼 수 있는데 픽사와 함께 이사회 주요 멤버로 영입한 스티브 잡스와의 교류는 상당 부분을 할애해 자세히 묘사되어 있습니다.

얼마 전 다시 읽은 스티브 잡스의 전기와 연결하여 하나의 스토리를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책에는 사업과 인생 전반에 걸친 화제로 진솔한 대화를 즐기며 교류했던 스티브 잡스를 회상하는 대목이 여러 번 나옵니다.

디즈니의 최종 픽사 인수 발표를 앞두고 늘 하듯이 산책을 권유하며 스티브 잡스 자신의 병을 고백했던 장면은 극적입니다.  

매각을 망설였던 조지 루카스에게 스티브 잡스가 전화를 걸어 밥 아이거가 자신의 픽사를 인수하며 했던 약속을 지켰고, 그는 믿을 사람이라며 설득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실제 조지 루카스도 스티브 잡스의 말이 매각을 결정하게 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밥을 위해 잡스가 기꺼이 도움을 주려고 했던 에피소드는 더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병마와 싸우던 생애 후반부를 함께 하며 쌓았던 밥과의 우정은 조금은 뭉클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기업 인수의 본질은 회사의 성장을 위해 시간을 돈으로 사는 것’이라는 생각을 늘 갖고 있습니다.

협상과정에서의 견해 차이를 조율해서 합일점을 찾고, 내부 결정을 이끌어내는 과정은 한 편의 길고 드라마틱한 서사를 이루게 됩니다.

직업 상 스스로도 그런 서사를 만들어가야 하는 입장에서, 밥 아이거의 전기는 곱씹어 참조할만한 큰 지침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기업들의 인수는) 긴 시간 동안 밀고 당기는 과정을 통해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 그러나 결국 최종적인 계약의 성사 여부는 매번 인간적인 요소에 좌우되었다. “       - 밥 아이거


#로버트아이거 #디즈니 #스티브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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