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주차 엄지프로젝트
1월 1일 토요일
신정. 시댁 식구들 신혼집 초대해 고기 구워 먹음. 아이 손님과 어른 손님에 hp 순식간에 바닥을 보임. 손님들 보내고 남편이랑 기절함. 그래도 우리 집에서 내가 고기 굽고 내 집 설거지 내가 하는 건 아무렇지도 않고 오히려 괜찮았다. 손님은 원래 대접하고 보내는 거라고 배웠습니다만.
#엄지 + 1
1월 2일 일요일
종일 많이 잔 하루. 머리로는 뭐라도 해야 한다 싶어 불안하다가도 막상 몸은 따라주지 않았다. 아무것도 안 한 모습에 일요일 밤 약간의 불쾌지수 획득.
#엄지 - 1
1월 3일 월요일
바빴던 월요일. 우당탕탕 정신없었고 그 와중에 대리로 바뀐 사원증을 보며 조금 기분 좋았다고 한다. 뭐 작은 것에도 기분 좋았으면 됐지 뭐.
#엄지 + 1
1월 4일 화요일
퇴근 후 샐러드 만들어 먹은 날. 샐러드를 먹으면 높은 확률로 글도 쓴다. 발행을 하던 안 하던 일단 책상 앞에 앉기는 한다. 0.1mm 삐죽 움직였어도 나아가는 움직임을 시작하면 순풍을 만나는 기분이야. 피곤해서 배달음식 시킨 날에는 글을 써본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고맙다 샐러드야.
#엄지 + 3
1월 5일 수요일
어쩐 일로 출근 길이 피곤하지 않았다. 어제 서른둘, 대리가 되었습니다. 를 발행했기 때문이다. 글을 쓰는 내 모습은 나의 수많은 모습들 중 가장 자랑스럽고 잘 어울리는 옷을 입은 모양새다. 글 한편 썼다고 다음날 피로가 사라지다뇨! 가성비 최고 아닌가요! 룰루랄라 글 쓰는 내가 좋다.
#엄지 + 5
1월 6일 목요일
'쓸데없는 일을 정성스럽게도 한다'는 의견에 대한 반박. 근데 쓸데 있고 없고는 대체 누가 정 할 건데? 쓸모의 가치를 개인의 좁은 시야로 정하지 마세요 좀.
#엄지 + 1
1월 7일 금요일
며칠간 샐러드 저녁을 먹고 금요일 기념으로 배달음식 시키기로 합의. 집에서 해 먹기 어려운 음식을 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로 인도 커리 도전. 시금치커리(팔럭퍼니르)진짜 좋아하는데. 뭐야 배달로도 왜 이렇게 맛있어? 대흥분. 충격적으로 행복했다.
# 엄지 + 3
1월 1주차
엄지리포트 + 12
오늘도 사소한 라이킷(엄지)를 찾아 헤매는 나. 자기 전에 메모장을 켜 오늘은 어떤 티끌 같은 행복이 없었는지를 생각한다. 의외로 대부분의 날은 한 가지 이상의 쌀알 만한 기쁨이 있다. 처음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땐 오늘은 좋았고(^^) 어제는 나빴어(ㅠ) 이분법 적으로만 생각한 것 같은데. 하루를 평가하는 기준이 조금 완화된 것 같다. 자기 전 오늘은 뭐가 좋았지 생각하는 과정은 귀찮지만 모아놓고 보면 이상하게 근사하단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