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호주감옥에서

by unwritten









나는 내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생각했다

무엇이 나쁜 것인지 무엇이 좋은 것인지

그러나

지금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무엇이 좋은 것인지

무엇이 나쁜 것인지

바보처럼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지금 나는. 아니, 내 머릿속은 복잡하다. 나는 한국 나이로 29살이다. 내가 지금 아무것도 안 한다면,

나는 미쳐버릴 것이다. 그래서 나는 펜을 들고 나의 상황을, 나의 현실을 적는다. 문학적이든, 예술적이든,

그동안 듣고, 보고, 배우고, 알던, 그러한 모든 것들이 사치고, 쓸 때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지금,

나는 단지, 내가 살기 위해, 살고 싶어, 이렇게 빨간 볼펜으로, 줄 뿐이 없는 종이에 써 내려간다.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것은 나무 혹은, 큰 버섯 같은 것이 검은 매직으로 벽에 그려져 있고,

"WE ARE ONE BUT WE R MANY"라는 문구와 아랍어 그리고 숫자 '447165'가 한쪽 벽을 크게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 벽에 붙어있는 형편없는 철제 침대 하나와 그것을 지켜보는,

바라보는 나, 역시 지금 그것과 같은 침대에 앉아 글을 쓰고 있다.



젠장....

지금 글을 쓰면서도 내 마음은 진정되지 않는다. 무언가 알려야 하는데, 알려야 하는데....

하며 몇 십 개로 분열되어 각자 지껄이고, 생각하고 있는 내 머릿속은 이미..



할아버지가 부르신다. 녹색 운동복을 입고 윗옷은 벗었다. 몸에는 마법사와 여자 문신으로 가득하다.

장갑을 끼고는 나에게 수세미를 반으로 잘라 달라 말했다. 나는 글 쓰는 것을 멈추고 방금 수세미를 반으로

잘라 할아버지에게 갔다 주었다. 할아버지는 지금 변기를 열심히 닦고 있다.



내 머릿속은 이미 사라져 버렸다.

나는 나 자신을 찾기 위해 지금 글을 쓰고 있다.

내가 앉아 글을 쓰기 위해 기댄 벽에는 해골과 바이킹 같은 모습의 사람이....



젠장, 할아버지가 방금, "이게 니 수건이냐? 아니면 원래 있던 수건이냐?" 묻는다.

나는 원래 있던 수건을 할아버지에게 주었다. 할아버지는 그 수건으로 좌변기를 닦는다.

내 왼쪽 방향으로 그것이 보이지는 않지만 닦는 소리가 들린다. 왜, 보이지 않냐면,

내 왼쪽 방향에는 간이 샤워실로 비닐막이 내려져 있기에 그것이 보이지 않는다. 즉, 비닐막 쳐진 샤워실과 그 옆에 세면대와 철로 반사되는 거울, 그리고 그 옆에 좌변기가 있다. 지금 할아버지는 그것을 닦고 있다.

그리고 그 옆에 철제문이 있고, 지금 내가 앉아있는 침대 오른쪽에는 철조망 쳐진 창문이 존재한다.

그 밖으로는 잔디밭과, 높은 철조망으로 된 벽이 보인다. 그리고 비가 내린다.

그렇다. 이곳은 JAIL, 교도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