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분에게 내가 이곳에 오게 된 이유...
이유라니, 말이 이상하다.
나는 지금 감옥에 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다고, 이야기와 현실을 구분 못해, 또 바보 같아지지 말자.
사건, 사고에 대해 전부 말씀드렸고, 그분은 내게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해 말씀해 주시며 조언해 주셨고,
위로해 주셨다.
"너는 지금 BAIL(보석)을 받기 위해 COURT(법정)에 왔다. 하지만 내가 볼 때 너는 지금 AVO(피해자 접근 금지 명령)를 받았고, 너는 현재 머물 수 있는, 정확한 주소지가 없다. BAIL(보석)을 받으려면 DEPOSIT(보증금)으로 약 천불 정도와 이 모든 사건이 끝날 때까지 머물 장소가 필요하다. 근대 너는 지금 AVO이기에 네가 지금 머무는 곳에 갈 수가 없다. 그렇기에 누군가 너를 도와줄 사람을 찾아야 한다. 누구 도와줄 사람 없어?"
그때 나는, “호주에 온 지 30년 이상 되신 분을 알고 있다. 그분은 호주 시민권자로 호주에서도
어느 정도 위치에 계시고 딸도 변호사다. 그분은 나를 꼭 도와주실 것이다.”라고 말씀드렸다.
그때 그분이 하신 말씀이 나는 계속, 아니 지금도 생각난다. 그 당시에는 믿으려 하지 않았고,
흘려들었지만 그 말씀이 맞았고, 나는 지금 감옥에 있다.
“음.. 네가 잘 모르겠지만, 호주 온 지 오래됐고, 그런 위치에 있는 한국인이면 남을 도와주지 않는다.
오히려..” 어쨌든, 잘됐으면 좋겠고 변호사에게 그 사람들 번호를 알려줘도, 꼭, 너도 전화해서부탁해라.
변호사는 형식적인 요청을 하기에 네가 부탁하고 확답을 얻는 게 좋다.
하지만, 나는 전화번호를 모른다. 핸드폰을 사용하는 시대에 누가 전화번호를 외우고 다니겠는가.
모든 전화번호는 모바일 안에 있다. 심지어 한국에 계신 부모님 전화번호마저도...
나는 단지, 나의 전화번호만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 그분이 말씀하시길, "그럼, 너는, 오늘 시간도 늦었고, 아마 오늘은 그냥 연기만 하고 얼마 후에 다시 BAIL 신청을 할 것이다. 너는 오늘 다른 곳으로 옮겨지고, 그리고 다음날 WELFARE(복지 담당자)를 만날 것이다. 그때, 너는 단 한 번의 통화 기회를 갖게 되는데, 어떻게 해서든지 그분에게 연락해야 한다."
"단 한 번의 기회다."
내가 이 모든 이야기를 끝낼 때, 이 종이가 글씨로 가득 찰 때, 아니, 그전에 밖에 있기를 바란다.
하지만 내가 나가야만 이 이야기는 끝난다.
"WHAT'S DIFFERENT?
"OH"
교도관이 나를 부른다. 왜 부를까? 모른다, 나는, 아무것도...
조그맣게 열린 철문 사이의 공간에 다시 손을 짚어넣는다.
내 얇은 손목에 차갑고 육중한 수갑이 다시 채워진다. 이제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ONE, GOING DOWN”
내려가라는 떠밀림에, 계단을 따라 밑으로 내려간다. 조그만 공간에 플라스틱으로 투명한, 앞이 보이는 방에 앉아 있는다. 잠시 후 정장을 입은 남자가 서둘러 앉는다. 플라스틱 앞으로, 나는 그를 보자마자 말한다.
"I NEED A KOREAN INTERPRETER"
"SHIT"
이라는 말을 남긴 채 그는 서둘러 밖으로 나간다. 잠시 후 한국인 통역사와 함께 들어온다.
오자마자 통역사는 말한다.
"5분 뒤면 법정이 끝난다. 지금 BAIL 신청하면 기각되니 연기 신청하는 게 낫겠다."
내가 원한 건 그게 아니다! 내 말 좀 들어달라고! 내가 지금 왜? 여기에 있냐고! 씨발!
내가 무슨 잘못을 했나? 피해자는 오히려 난대, 내가 왜 지금 수갑을 차고 맨발에 이런 곳에 있어야 하나?
내가 누군지 아나?
아무것도 묻지도 않고 수갑을 채우고 끌고 와 놓고는, 내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하지 않느냐?
내가 왜 이곳에 있는지 나도 모르는데 당신은 이야기를 해줘야 하지 않느냐? 내가 왜 이런 곳에 있는가!
"만일 지금 연기하지 않으면, 나는 당신을 도와주지 못한다. 당신 혼자 법정에 서야 한다."
건조하게 통역되어 들리는 통역관의 소리가 들리기만 할 뿐,
내 머릿속의 수많은 나 자신은, 나에게 시끄럽게 하소연하고 있다.
"네, 그럼. 연기하겠습니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변호사와 통역관은 기다렸다는 듯 나가버리고, 나 홀로,
다시 아무도 없는 공간에 남겨졌다. 그리고, 잠시 후 교도관은 나를 다시 그곳으로 데려갔다.
"그래 어떻게 됐어?"
돌아오기 무섭게 하야시, 그분이 질문하신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이틀 뒤로 연기한다고 하고는 사라졌어요."
"아 그래? 잘됐다. 그거 잘된 거야. 시간이 없었어. 이틀 동안 시간 있으니 좀 더 생각하고 그 보석해 줄 수 있는 사람에게 전화해서 확실히 하고, 잘됐다. 안 그래도 내가 그 말해주려고 했는데, 조금 연기하라고.
나 같은 경우도 지금 인터폴에서 무엇을 알고 있는지 몰라서 좀 더 알아보려고 연기 신청했거든,
머, 그들이 무엇을 알고 있건, 무엇을 원하던 말하지 않을 거고, 말해도 안 되지만, 여하튼 잘됐다. 잘됐어...."
하며 시무룩한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그분은 그렇게 기뻐하셨다.
"OH"
그때, 교도관이 나를 불렀고, 조그마한 철문 안의 문을 열며 손짓했다. 그곳에는 아까의 변호사가 있었고,
허리를 숙여 나를 바라보며, 내게 보석을 도와줄 사람들의 전화번호를 물었다.
"I COULDN'T REMEMBER PHONE NUMBERS, I JUST USED PHONE"
그러자 변호사는, "그럼 저장된 이름을 알려달라, 그리고 너의 핸드폰은 어디에 있나?" 묻기에,
"경찰에게 끌려올 때, 핸드폰 하나 들고 왔다. 아마 경찰이 가지고 있을 것이다” 대답했다.
아.. 지금도 밖에서, 저 소리가 들린다. 열쇠끼리 부딪치며 생기는 쇳소리. 교도관의 발자국 소리.
열쇠를 골라내는 소리. 쇠문에 꽂는, 열쇠를 꽂는 소리. 열쇠를 돌리는 소리. 그리고 쇠문을 여는 소리.
그 모든 소리가 나의 심장을 미치게 만든다.
"저장된 이름을 말해라 그럼, 내가 경찰서에 요구하여 번호를 알아내어 연락하겠다."
나는 말했다. 누구, 누구 그리고, THANK YOU.
철문의 조그만 철문이 닫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그분은 내게 말씀하셨다.
"변호사 좋은 것 같다. 잘됐다."
지금 나는 그분의 말씀이 맞기만을 애타게 바란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좋은 사람이기를, 좋은 변호사이기를 바란다.
철문이 다시 열리고 그 안에 있던 모든 사람. 아니, 중국인 두 명은 BAIL을 받고는 어디론가 사라졌고,
나와 하야시 아저씨, 키 큰 오지, 영국식 악센트의 외국인, 이렇게 네 명은 다시 손에 수갑을 차고는,
다른, 조금 더 큰 이송차량에 타게 된다. 차에 오르기 무섭게, 문이 닫히기 무섭게,
그 키 큰 오지는 차 구석구석을 뒤지며 무언가를 찾는다.
그리고는 '성냥개비'를 발견하더니 마치 보물이라도 찾은 것 마냥 행복해한다.
정말 신기했다. 범인 이송차량 안에서 성냥개비와 불 붙일 수 있는 '성냥통 쪼가리' 그리고 '담배꽁초'가 있다는 것이... 그리고는, 주변에 떨어진 담배 쪼가리를 모아 모아 불을 붙이고는,
세상을 얻은 것 마냥 행복한 표정으로 담배를 피운다.
“오, 마이갓! 이것은 무엇인가?”
반대편에 누워 편지를 쓰던 할아버지가 벌떡 일어나더니 나를 보며 말씀하신다.
"씨발 팔 아파서 글 못쓰겠다." 하며 담배를 피운다.
그런 할아버지를 바라보며 나는 말한다.
“나도 팔 아프지만 글 쓰는 것을 멈추면 내 머리가, 음...”
“IF I STOP THIS WRITING MY HEAD WII BE FUCKED UP!"
할아버지가 말씀하신다. "글 쓰는 걸 멈추면 머리가 복잡하고 혼란스럽고 미칠 것 같지? 맞다. 너의 생각을 글로 쓰는 게 너에겐 좋다." 그러며, 자신의 이야기도 나의 글에 써달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나는, 나의 인생의 절반을 감옥에서 보냈다. 나중에 보니 나의 아들은 성인이 되어있었고,
그때, 그 아들은 나에게 "당신이 내 곁에 있었느냐?" 물었고,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는 딸 이야기도 몇 개 더 한 거 같은데 못 알아듣겠고, 중요하지도 않은 것 같아 그냥 듣는 척,
호응만 해주었다.
젠장, 글을 쓰니, 조금의 유머가 나에게 돌아오는 것 같다. 어찌 되었건 고맙습니다. PAUL할아버지.
아까도 말했지만, 당신은 이미 이 이야기의 중요한 캐릭터입니다.
젠장, 내가 지금 내 이야기에서 캐릭터라는 말을 쓸 줄이야....
이것은 현실이다.
이 글이 어찌 연결되어 어떻게 만나고 어떻게 끝날지 나는 모른다. 이것은 과거, 현재, 미래형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그 미래가, 이 글의 끝이, 빨리 오기만을 바라고. 현재는, 지금 나 자신의 치료와 안정을 위해 이 글을 써내려 간다.
운명과 선택을 이 사건으로 알아낼 수는 없겠지,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나 자신은 아마 파괴되어 사라져 버려야 할 것이다. 하나님만이 아시겠지....
그것을 피하기 위해, 그저 현실을 기록할 뿐이다. 나약한 인간이기에,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단지 나 자신도, 이 이야기를 재밌게 생각하고, 흥미롭게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이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내 일을 알 수 없기에, 나 역시 당신들과, 이것을 지금 읽는,
당신의 지금 상태와 같기에, 이 이야기가 제발, 행복으로 끝나기만을 바란다. 진심으로,
근대, 할아버지 담배 좀 주시지... 자기 혼자 다 펴었네, 쩝.
그렇게, 거지 같이 힘들게 간신히 찾아내어, 간신히 불을 붙여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은, 행복한 모습으로 한 모금 빤 담배를, 기껏해야 한 두 모금이면 없어질 것 같은 담배꽁초를, 웃으며, 나에게 건넨다.
그것을 나에게 준다. 너도 한 모금 태우라며....
“오, 하나님 이것은 무엇입니까?”
웃으며 건네는 담배꽁초를 미소 지으며 받아 들고는, 미안함에 살짝 빨고, 다시 그 친구에게 건넨다.
그 친구는, 다시 다른 두 사람에게 건네지만, 그들은 담배가 있다며, 정중히 미소를 지으며 사양한다.
그 친구는 집기도 힘든 담배꽁초를 깊이 빨아들이다가 손이 대어 호호 거리며 연기를 내뱉는다.
"하나님 무엇입니까?"
그렇게 몇 분을 달렸을까. 차는 멈춘다. 시동이 꺼짐과 동시 차 안의 조명도 꺼져 어둡다.
문이 열려 빛이 들어오고, 그 사이로 누군가 들어온다.
말끔한 정장에 회색머리를 지닌, 조지 클루니와도 비슷하다면 비슷한 중년 남성. 그의 이름은 '데이비드'이다.
차는 좀 더 달렸고, 우리는 ‘서리힐’에 도착했다. 정확히 말해 시드니 시티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서리힐 구치소에 도착한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 다른 방으로 이동하게 되었고,
‘하야시’ 그분은 다른 방으로 들어가는 순간까지 말씀하셨다.
"명심해, 내일 WELFARE를 만날 거야. 그때가 네가 전화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찬스니,
반드시 BAIL 해줄 수 있는 사람에게 전화해야 해!" 그분은 그렇게 나를 걱정해 주셨다.
나는 회색머리의 정장차림 남자와 같은 방에 들어가게 되었고, 그 안에는 이미 다른 한 남자가 있었다.
190센티 정도의 큰 키에, 꽁지머리, 마른 몸, 마치 부랑자 같은 모습이었다.
그곳은 넓은 공간에 높은 천장을 가졌고 하얀색 페인트로 칠해져 있었으며 상대적으로 깨끗했다.
역시나 철창문이었고, 아무것도 없이 좌변기 하나 놓여있고, 바보 같이도 그 위, 꼭대기에 TV가 켜져 있었다.
"젠장, 그럼 다들 바라보는 대서 똥을 누워야 한단 말인가?"
그리고 벽을 따라 세 개의 매트리스와 담요가 덩그러니 있었다. 먼저 있던 사람은 누워서 TV를 볼 수 있는 자리였고, 그나마 한 발 먼저 들어온 나는 그 반대편이었고, 데이비드는 내 밑에 있었다. 나는 매트리스에 바로 누워 이불을 뒤집어썼다. 잠시 후 저녁 식사를 간수들이 가져왔고, 눈만뜬 채 누워있던 나에게 키 큰 남자가 먹을 것을 받아 건네주고, 나는 고맙다 말하고는 알루미늄에 담겨있는 냉동식품 뚜껑을 열어 안에 있는 소고기를 몇 점, 입 안에 밀어 넣고 그렇게 다시 담요를 뒤집어쓰고 눈을 감았다.
TV소리만이 정적을 재웠고 몇 시간이 지났을까. 형광등과 TV가 꺼지며 어두운 정적을 깨웠다.
그렇게 하루가 끝나는구나 하며, 나는 꿈을 불렀다. 하지만 다른 방의 죄수들은 지루함을 달래려는지,
왜 그런지 지금도 모르겠지만, 고함을 질러댔다. 마치 짐승처럼, 간헐적으로 고함을 질러댔다.
그렇게 그렇게 어둠 속에서 짐승 소리만이 오가며 나는 꿈속으로 달려갔다.
피곤하다. 그만, 오늘은 그만 쓰고 싶다.
그 순간을 포착한 할아버지가 나를 보고 말한다. 새벽에 엄청 춥다고 그래서 점퍼랑 담요 많이 챙겨 왔다고, 알아요 할아버지 나도 이곳에서 벌써 며칠을 보냈어요.
"FREEZING AT THE NIGHT"
오늘은 20일 수요일 MAY 2009 자유를 잃어버린 지 딱 1주일째다. 1주일 전 나는, 나를 빼앗겼다.
누군가에게, 누구인지, 모른다. 내일은, 14일, 이야기를 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