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일, 호주감옥에서

by unwritten





아이고 행님 고새를 못 참고 발써 쫓겨나신 겁니까? 행님의 그 탁월한 꾀병 연기가 실패로 돌아가신 겁니까? 혹은 열심히 깜빵서 사무직 업무를 보시느라 못 오신 겁니까? 행님 좀 보고 야기좀하고, 보고 싶었것만 열린 교회 안에서 형을 찾아볼 수가 없었구먼요. 형 주려고 책도 들고 갔건만, 기대반으로 이 편지를 보냅니다.

만일 형이, 이 편지를 받아 본다면 이제 교회 다시 여니까. 꼭 교회에서 만나요. 형 말대로 그것이 이번 주 토요일을 말한 거였다면 이번 주 토요일 형 면회 가는 길목에서 볼 수 있겠죠. 어찌 되었건 형이 이 편지를 받는다면 꼭! 생사유무에 대한 답장을 하여주시와요.



P.S 아, 혹 궁금해하실까 봐 제 법적 상황을 간략히 적어요. 8월 11일에 코트에 가구요. 7월 14일에 갔겄만, DPP 측에서 제 초기 인터뷰를 못 받았다,

한 달 후로 연기했대요. 이제부터 맨션이라고 변호사가 말했것만 그것이 뭔지 정확히 모르겠네요.

변호사 말로는 인텐드 네고하여 로컬코트에서 끝나길 바란대요. 그건 형도, 알고 있는 거지만

저도 그러기를 기도드리고요.(형도 기도해 주세요. 많은 기도가 필요할 때입니다!) 영철이 형 말로는 전과도 많은 사람이 야구방망이로 사람을 패서 지금 담배도 제대로 못 피울 상황으로 빅팀을 만들어 놓았지만, GBH도 아니고 어썰트차지로 12개월 받았다내요.

그리고 전에 이곳에서 만난 사람은 주먹으로 때려 이빨 뿌러뜨렸는대 GBH 받아 4개월 형을 받았고요.

저는 인탠드 드롭되고 GBH도 어썰트로 드롭되길 바라며 '길티'하여 이제 '타임서브'. 되었다.

꺼져라, 혹은 추방되길 바랍니다.






TO. 민석이 형에게


요즘 어떻게 잘 지내요?

제가 세스녹 가는 날 급히 편지 써서 4W에다 나두었는대 6W으로 안 갔나 보네요.6W이라 표지에 적어서 갈 줄 알았는데.. 혹, 지금이라도 있을 수 있으니 한번 찾아보세요!저는, 금요일 형이 만들어주는 볶음밥 기대하고 있었는데, 엄청 아쉬워요~ 성경책은 형 주기로 했으니 형 생각대로 하셔도 됩니다. 그런데 제 생각엔 형이 가지고 있다 한국사람 만나면, 주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외국 애들이 그거 발견하고 담배종이로 쓸 거 같아 조금 의심스럽네요.유진이 형도 다른대로 옮겼죠?

저는 교도소, 재판 끝나기 전까지는 안 옮길 줄 알았는데, 깜짝 놀랐어요.하지만 여기는 시설이 꽤 좋네요~

한국 사람 없고, 형들 없는 게 조금 아쉽지만 어차피 다시 만날 거 믿고 있기 때문에 별로 큰 걱정 안 합니다!

성경책 읽으시고 공감하고 싶은 거나 제가 잘 모르지만

제가 느낀 바를 형님에게 알려드릴 테니 편지 보내세요.형님에 편지 받고 어느 때인가 유진이 형이 요리해 주고 셋이서 같이 짧게나마 예배드린 게 생각나네요.

지금도 힘든 시간인 줄 알지만 저는 형들이 다 잘될 거라 믿어요그리고 누구보다 앞으로 주의 은총 받을 거라 믿고 있습니다.항상 웃으시면서 인내의 시간 보내길 바라요.처음 형님 보았을 때보다 저가 떠나기 전 형님의 미소가 밝고, 하얀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어요저도 꼭 한국에서 형님과 주님의 이름으로 모이길 원합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좋은 꿈 꾸시길 바라요~


- 준태가.





준태에게 답장편지가 왔다. 처음에는 한 선생님의 편지인 줄 알고 기뻐하며 집어 들었지만 준태의 답장 편지였다. 그렇다고 기쁨이 줄어들지는 않았다. 단지 예상했던 날 보다 이틀정도 빨리 받아보아 조금 당황했을 뿐이다. 아니, 그렇다면 한 선생님의 편지는 왜 안 오는 거지? 하며 말이다.준태의 편지는 영철이 형에게 쓴 것과 내게 쓴 것, 각 1장씩, 총 2장이 들어 있었고, 감정의 기복 없이 잔잔한 호수처럼 흔들림 없는 문체로 만들어져 있었다. 그 문체의 간결함과 흔들림 없음에 한편으로는 놀래 기도했으며, 한편으로는, 아 이 자식 나는 그리 슬픈 감정을 표출하고 길게 썻것만 했으며, 한편으로는, 내가 너무 오버해서 편지를 쓴 거 아니었나라는 생각까지 하게 했다. 하지만 두 번째 읽음에, 준태 다운 묵직함과 깊이가 전해져 다시금 내 눈시울을 시큼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편지 길이가 너무 짧음은 좀 괘씸스럽다. 하하, 그리고 준태의 편지를 읽고, 잠시나마 들었던 부끄러움과 같은, 감정 표출의 솔직함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결론인즉, "준태는 흔들림 없는 감정으로 표현을 하지만, 나는 심하게 요동치는 감정의 기복을

마치 피스톤 운동하는, 에너지를 발산해 표출해 내는 것이다." 라며 애써 위안하며 예술가로서의 자존심을 조금이나마 지키려 합리화했다.


처음엔, 요즘 자주 써먹는 방법인, 준태에게 답장편지 쓰며, 이야기를 시작하려 하였지만, 너무 많은 감정이, 넘쳐 나게 들어가는 것이, 나 자신의 생각을 넣는 것으로서는 유용하지만, 그것을 받아보는 타인의 입장에서는 "뭐지?" 하는 부담감으로 받아들여질까

조금 우려되어 이렇게 먼저 글을 쓴다.


그동안 글을 쓰며 어느 시점으로 써 내려가야 하나라는 고민을 했었다. 언제는 1인칭이요, 언제는 3인칭이요. 언제는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뒤죽박죽 써져 감에 나 자신조차 혼란스러워 글쓰기가 어려워졌었다.

요즘 들어 아까도 말한 2인칭에 가까운 편지 형식을 빌어, 글을 씀에 다시금 새로움을 느껴 약간의 글 쓰는 자유를 조금이나마, 틈 사이로 얻게 되었지만, 그것 역시 얼마가지 못할 것이다.


생각해 보면 정해진 하나의 일관된 시점으로 써 감은 내 현실과 상황, 정신에 맞지 않는 것 같다.

구차히 몇 번을 말하지만 예전에 비해 상당히 그 횟수가 현저히 줄어들었지만, 하루에도 수도 없는 감정의 기복을 겪는 나로서는 이러한 정신없다면 없는 시점의 변화가 사실이기에 그리 생각하고 개의치 않고 한마디로 꼴리는 대로 써내려 가련다.





동생 준태에게


응, 나는 여전히 성경책을 읽으며 조금씩 적응하여, 지루해 죽겠다는 말도 종종 뱉어내며 잘 지내고 있어,

예전에는 지루하다는 생각조차가 사치고 교만이라 생각해 애써 묶어 놓았었는대 말이야. 준태 말대로 그 처음 모습보다 밝게 웃는 모습으로 적응하였기 때문인가 봐. 이 모든 게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말이지.


"하나님의 믿음을 심고, 그 심은 씨앗이 잘 자라기 위해 물을 붓는 것은 인간이 하지만,

좋은 결실 맺게 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다"라는 성경구절이 떠오르네, 정확히 어떤 구절인지는 생각나지 않지만 저러한 뉘앙스의 글이었어, 내가 저 구절을 기억하는 이유는, 내게 하나님의 믿음을 다시금 심어준 사람이 바로 준태거든, 그리고 물을 뿌려준 사람이 유진이 형이고, 고마워 준태. 하나님의 결실을 기다리고만 있는대, 그 결실은 준태가 말했던, 그 꿈, 꿈을 이뤄주시는 것이라 나도 믿어, 그 과정 중 깨달음에, 이곳에서 속히 구원해 주시리라 해방해 주시리라는 것도 믿고 말이야.


볶음밥은 내가 한국에서 완전 파라마타 호텔식으로 해줄 테니 걱정 말아그리고 성경책은, 그리하는 게 내 생각에도 좋은 것 같아! 아직 3 윙에 있는 걸로 알고 있는대, 오늘 교회에 안온 것으로 봐서는 어찌 된 건지 잘 모르겠어. 오늘은 7월 22일 수요일이야. 체크하고,

준태도 편지 보낼 때 보낸 날짜를 언급해 줘, 세스녹이 시설 좋다는 말을 들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생각했어! 이제 좀 사람답게 살 때가 되었잖아. 영철이 형에게 보낸 편지는 내가 그 형에게 보내줄게. 영철이 형도 준태간 후 며칠 있다 원래의 예정지인 '올드실버워터'로 떠났거든.


8월 6일 코트에 가지? 잘될 거야! 항상 기도드리고 있어, 걱정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안 할게 흔들림 없는 마음을 편지에서 조차 느낄 수 있었거든, 나는 7월 14일 비디오링크 갔는데 8월 11일로 연기되었어,

의도적으로 했다는 것이 없어지고 GBH도 어썰트로 드롭다운 되기를 바라며 로컬코트에서 모든 결정이 나길 바라 그래서 그냥 집에 가라, 추방되기를 기도드리고 있어, 준태도 나를 위해 그리되게 기도 해주면 좋겠어. 기도가 많이 필요한 때인 거 같아.


흔들림 없는 준태의 글에서 많은 걸 느낄 수 있었어, 나는 감정의 기복이 엄청나게 크거든, 준태와 이곳에서 만난 형제들을 위해 매일 기도드려, 준태의 기도 부탁해. 그럼 준태도 추운 날씨에 행여 감기라도 걸리지 말고 건강해! 운동 열심히 하고! 답장 기다릴게.

편지가 오가는 것이 존재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 의미 없는 글이라도 그것만을 위해서라도 이곳에서 벗어날 때까지 그리고 그 후까지 이용하자!



P.S 오늘 '여호수아'를 다 읽었어, 이제 '사사기'를 읽기 시작해, 구약은 신약과는 다르게 인간들과 선지자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대놓고 부정하고 부정스러운 짓을 하고, 선지자도 하나님께 어려워 죽겠다 말씀드리고,

때로는 따지기까지 하는 것이 참 새롭고, 많은 걸 알게 해 주네, 신약에서 느낀 그 성스러운 마음가짐을 유지해야만 한다는 압박에서, "그래, 나는 나약한 인간이야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라는 생각이 들어, 벗어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지, 또 머라는지 정확히 모르겠다.

내가 묻고 싶은 건 "구약과 신약에 대한 자세의 변화나 마음가짐의 변화가 있었는지야."

있었다면 무엇이었고, 어떠했다, 생각했던 것을 말해주면 좋겠어. 하나님을 의지하고 모든 것을 맡기자.

저희들 이곳에 갇혀 있으니 속히 해방시켜 주시옵소서.

아멘.



그리고 편지 좀 길게 써 인마. 한 페이지가 머냐, 한 페이지가! 것도 꽉 차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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