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일, 호주감옥에서

by unwritten



8월 5일.


반나절을 비좁고, 춥고, 더러운 공간의 트럭 안에서 이동 후, 씻지도 못한 채, 하루를 보내서인지

감기 기운이 있다. 그전 같으면, 좀 고생했을 텐데, 왜인지 조금 불편할 뿐 나쁘지는 않다.

감기가 나을 것을 아는 것처럼, 내가 이곳에서 나간다는 것을 하나님께서 알려주시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믿음으로 보내고 있다.


전에, 준태가 "가끔, 그전 감옥 웰링턴이 그리울 때도 있어요."라고 말했었는대,

나도 파라마타가 살짝 그립다. 호주에서 제일 오래된 감옥, 불친절, 아니 친절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동물 대하듯, 대하는 간수들, 몇백 명의 사람들이 좁은 야드에서 터질 듯, 어우러져 있는 그곳,

그 많은 사람들이 유일하게 샤워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샤워실. 무엇하나 죄수들을 위한 것이 없던 그곳이 그립다는 생각이 살짝살짝 든다. 그렇다고 그곳으로 다시 가고 싶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이곳은 전에, MRRC에 있을 때와 비슷하다. 그곳보다 절반 정도의 크기로, 그에 비례해 그 정도의 적은 사람들이 있고, 간수들의 통제가 거의 없다고 봐도 될 정도로, 그저 가둬 놓은 채,

그 공간 안에서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다.


새벽 6시에 이상 유무를 체크하고, 오전 10시에 문을 연다. 그리고 11시 30분에 점심을 주고,

오후 4시에 저녁을 주고, 오후 6시까지 셀안에 있건, 밖에 있건 상관하지 않는다.

밖이라고 해서 파라마타처럼 건물 밖으로 나가, 그곳에 있는 야외 야드에 있는 것이 아닌,

셀로 들어가기 전, 마련된 실내공간을 말하는 것이다. 그 공간 안에는 샤워실이 있고,

요리를 할 수 있는 키친이 있다.

그리고 D포드와 번갈아 사용하는 짐(gym)이 있고, 점심 머스터시 짐에 죄수들이 서있고,

이름이 호명되면 다시 안으로 들어가는 식이다. 간수들의 옷차림, 말투, 행동

모든 것이 그전 교도소와는 다르다.

MRRC와 파라마타는 모든 간수들이 경찰 마냥, 유니폼을 입고 수갑을 지니고,

압박감을 주는 복장을 갖추었다면, 이곳은 그냥, 사무직원 같은 옷차림이다.

비유하자면 전의 교도소는 죄수들을 훈련시키기 위한 사육장처럼 간수들이 이것저것 지시하고,

팽팽하게 따라야 했다면, 이곳은 가끔, 먹이나, 필요한 것을 주러 오는, 동물원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음식 역시 다르다. 전의 교도소는 미리 만들어진 포장된 냉동 음식들을 해동하여 주었다면,

이곳은 군대 마냥, 그때그때 음식을 만들어 배식을 받는다. 음식 자체의 퀄리티는 당연히 뛰어나지만,

배식받는 것이기에 줄을 서야 하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있다.

그래도 이곳에 와서 3개월 만에 처음 오렌지를 먹었고, 튀김이긴 하지만 생선도 먹었다.

확실히, 사설이라 먹는 것과 제공해 주는 생필품들의 퀄리티가 좋다.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교도소에 있다는 느낌보다는, 재활 치료원에 있는 것 같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 같다. 가끔 침대에 누워 있으면 교육 프로그램이나 수련원에 온 것 같은 기분 까지더니....

좀 더 구체적인 것들은 그때그때 생각날 때마다 이야기하고 싶다. 이곳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또 나의 발목을 잡지 않기를 바란다. 이곳이 마지막 교도소이기를 기도드린다.

별 네 개짜리 교도소라 불리는 호주 NSW주 교도소의 중심부인 MRRC와 100년이 넘은 지옥이라 불리는 파라마타 교도소와 교도소의 천국이라 불리는 주니까지 왔다. 이제는 집으로 가자!


새로운 교도소이기에, 실질적으로 보이는 모든 것이 다르기에 그에 따른 새로운 이야기가 많겠지만,

이 글을 읽는 몇몇 사람들은 "우와! 주니로 갔구나 네가 전에 적었던 플레이스테이션도 할 수 있는 주니에 갔구나! 이야! 좋겠는데, 어디 한번 그곳에 대해서도 자세히 이야기해 보려무나" 하겠지만,

파라마타 있을 때, 잠시 유진이 형과 일 했을 때, B클래스여서 3 윙으로 옮기지도 못하고 더 이상 일도 못함에, 같은 B클래스인 베트남 녀석에게 "우리 안된다는데, 우짜냐." 물었을 때,

그 녀석이 말한 것이 맞다.


"상관없다. 거기로 가던, 못 가던, 우리는 감옥에 있다."


간신히, 글 좀 쓴 다했더니, 조가 다가와 자기 다른 감옥으로 옮길 때, 나의 전화번호와 연락처 좀 달란다. 밖에 나가면 연락하고 싶다고. 조는 이번 주 금요일에 미니멈 시크릿인 다른 감옥으로 옮기고

한 달 후면 밖으로 나간다.

그러며 자신이 배운 태권도 자랑을 한다. 만난 지 며칠 안 됐지만 맨날 태권도, 태권도하면서 다리 찢고, 발차기하며 태권도를 찬양한다. 지금도 발차기하며, 동생보다 자기가 잘한다며, 사부들이 칭찬했다며,

발차기를 한다.

"어쩌라고, 씨발" 나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오! 나이스 포즈! 너 잘한다며 리액션해 준다.

이 새끼는 눈치도 없이, 계속 내 시선을 붙잡으려 발차기하며 태권도 자랑한다.

["야 이 새끼야, 내 똥 씹은 미소가 보이지 않냐. 고마해라, 마이 무것다."]

그렇게, 발차기가 끝났을까, 세상에서 제일 강한 나라가 코리아다. 나는 코리아가 좋다며,

미국까지 박살 낼 수 있는 미사일도 가졌다. 위험한 나라라 좋다며 실실 쪼갠다.

["그건 북한이고 자식아...."]


아, 까먹었다. 여하튼 이곳은 좋다. 하지만 감옥이다. 그래서 다를 게 없다. 나가고 싶다.

어서 빨리, 아버지가, 어머니가, 내 동생이 보고 싶고, 가족들과 같이 식사하며 대화하고 싶고,

효도하고 싶다. 교회도 가고 싶다. 휴... 끝이 없으리,


조 새끼가 말을 끊어 놓아서 계속 쓰다가는 잡소리가 될 거 같아 오늘은 여기서 끊어야겠다.

아! 내일은 준태와 프레데릭이 코트에 가는 날이다. 좋은 결과 있기를 기도드려야겠다.


파라마타에 있을 때, 한 도사가 나타난 꿈을 꾼 적 있었다.

신명기를 진작 읽었음에, 매일 공부하는 성경 투데이에 다시금 신명기의 구절이 있기에 다시, 읽었건만, 이제야 내 눈에도 그 구절이 들어오게 되었다.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나님.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모든 말을 명심하여 실천해야 한다. 거기에 무엇을 보태서도 안 되고 빼서도 안 된다. 너희 가운데에서 예언자나 환몽가가 나타나 너희에게 표징이나 기적을 예고하고, 그가 말한 표징이나 기적이 일어나더라도, 너희가 알지 못하는 '다른 신들을 따라가 그들을 섬기자.' 하고 그가 말하거든, 너희는 그 예언자나 환몽가의 말을 들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가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는지 알아보시려고 너희를 시험하시는 것이다.” 신명기 13장 1절~4절.



성경책을 열심히 읽고 있다.


조가 TV를 보다가는, 무언가 생각 낫는지 뒤를 바라보며, 내 이름을 부른다.

"오, 내가 우리 아버지 이야기 했었나?"

"아버지? 아니, 한 적 없는대..."

성경책 읽는 것에 집중하고 있었던 터라, 내 이름을 부름에 살짝 짜증 난 표정으로 조를 바라보았지만,

그의 심각한, 무언가, 처음으로 말해보고 싶다는 진지한 표정과 내 이름 뒤에 나온 자신의 가족이야기라는 말에, 이내 표정을 무슨 일일까? 하는 진지한 받아들임으로 바꾸고는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 아버지는 감옥에서 만난 여자와, 다시 결혼했다. 그 여자는 나의 어머니는 아니다.

나의 아버지와 그녀는 감옥에서 만났고, 출소 후 같이 살았다.

어느 날, 아버지는 집에서 술을 마시고는 취해버렸고, 마찬가지로 거실에서 술에 취해있던 그녀에게 럭비를 봐야 하니까 TV채널 바꾸라고 말했고, 역시 술에 취해 있던 그녀는 멍청한 축구 따위 보고 싶지 않다. 나는 지금 드라마 보니까 축구 보고 싶으면 주방 티비로 보라고 대답했다.

그때 아버지는 그래? 그러라이거지 하며, 주방에서 큰 칼을 가지고 와서 그 여자의 가슴에 깊숙이 찔러 넣은 후, 그 여자를 일으켜 안고는 주방에 갖다 놓고, 소파에 앉아 다시 맥주를 마시며 축구를 보았다.

다음날, 술에 깨어 정신을 차리고 주방에 들어갔을 때, 그 여자는 가슴에 칼이 꽂아진 채,

피 흘려 죽어 있었고, 놀란 아버지는 경찰에 신고하였다.

그가 저지른 것을 기억 못 했던 그는, 경찰이 "네가 찔렀다."

말한 것에 놀랬고, 다시 감옥에서 15년형을 받고 살다가는, 감옥 안에서 죽었다고 한다.


"어? 무슨 소리야?" 죽었다고 한다고?


오늘 약을 받기 위해 의사를 만났는데, 그 의사가 나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아,

내 가족 이야기를 하였더니, 나의 아버지를 안다며 이야기해 주었다.


"어 무슨 소리야? 그럼 너도, 그 이야기를 오늘에야 알게 된 거야?"

“그렇다. 나도 오늘에야 내 아버지의 이야기를, 죽음을 듣게 되었다.”


내가 8살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버지를 보았다. 그것도 그가 감옥에 있을 때, 면회를 가서 보았다.

그때도, 면회 갔을 때, 다른 죄수들이 나를 보고 프릭(freak) 같다고 농담하자.

그 말을 들은 아버지는 화를 내며, 의자로 그 사람을 때리며, 난동을 부려 면회금지 되었고,

그것이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나의, 친아버지의 모습이었다.

우리 가족은 모두 범죄인이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누나도, 남동생도 모두 감옥에 있었고, 있다.

모두 범죄인이다. 내 남동생은 바람핀 여자친구의, 상대 남자의 성기를 총으로 쏴서 7년형을 받고

지금 감옥에 있다.


의사는 내가 그의 아들인 것을 알고는 "너는 화를 조절해야 한다"며 안정제를 주었다.

나는 가끔 분노를 조절할 수 없다. 이게 전부 그러한 피가 흐르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정말 제대로 살고 싶다. 밖에 나가 일을 구해, 똑바로 살고 싶다.

"그래, 잘 생각했다. 너의 가족들이 범죄자였어도 너는, 너로 마지막이 돼야 하고,

너도 다시 시작하여 너의 아들 저스틴과 너의 딸 샤키라를 위해 올바로, 똑바로 살아야만 한다."

“그래 나도, 나로 마지막이고, 다시 제대로 된 가족을 만들 것이다. 우리 집안을 변화시킬 거다.

내 아들과 딸을 위해..”

"그래, 좋은 생각이다. 너는 그 생각을 꼭 지켜야 하고, 절대 다시, 이곳에 오는 일을 만들면 안 된다.

너를 위해 하나님께 기도드리겠다. 너를 위해, 너의 아들 저스틴을 위해 너의 딸 샤키라를 위해,

그러니 너는 반드시 너의 그 바른 생각을 명심하고, 올바른, 하나님의 길로 가야 한다.

너를 위해 기도하겠다. 걱정 말아라. 하나님께서 너에게 축복을 내려주실 거다."

“그럴까? 나도 기도드린다. 나는 정말 밖에 나가서 똑바로 된 일을 하고 싶다.

그래서 내 아들과 딸은 나처럼, 우리 가족처럼 만들고 싶지 않다.” 나의 원래 성은 '제리'이다.

나는 2살 때, 부모가 모두 범죄자이기에 다른 집으로 입양되어 '브룩스'라는 성을 가지게 되었다.

나의 범죄인 식구는 모두 제리이지만,

나는 브룩스라는 성을 쓴다. 내 아들과 딸도 브룩스라는 성을 쓴다.

브룩스라는 이름은 나를 빼고는 모두 깨끗하다.

그러니, 나도 이제 깨끗해져서 내 성을 깨끗하게 지켜나갈 것이다. 내 아들을 위해, 내 딸을 위해....

"그래, 너는 할 수 있다. 아무 걱정 말고, 너의 그 생각을 꼭 지켜라. 그리고 기도해라.

나도 너를 위해 너의 자식들을 위해 기도하겠다. 걱정 말아라. 하나님께서 도와주신다."

“고맙다. 너는 나의 최고의 친구다. 성경책 읽는대 방해해서 미안하다.”

"아니, 괜찮다 언제든지, 괜찮다. 걱정 말아라. 잘될 것이다."


그런 대화가 끝났고 나는 다시 성경책을 읽었다. 그리고 지금, 그 대화를 적었다.

잘되기를 바란다. 조,


이곳에서 별의별 이야기를 듣고, 보았기에, 저런 이야기도 이제 무덤덤하게 받아들여진다.

오히려, 오호라! 이거 제대로 된 이야깃거리, 하나 건졌네라는 생각마저 든다.


호주의 가정환경과 범죄의 순환에 대해 말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조가 밖에 나가 제대로 된, 근사한 그런 것이 아닐지라도, 제대로 된 정직한 노동을 할 수 있기를,

해야만 하기에 반드시 그렇게 되기를 기도드린다.

그리고, 그의 두 아이들은 그의 말처럼 그러한 길을 걷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도드린다.


조와 그의 아들과 딸에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으로 안아주심을 기도드린다.


도와주시옵소서 하나님. 여기, 하나님 아버지의 자비로우시고 놀라운 기적이 필요한,

한 가정이 있습니다. 비록, 죄인이고, 진실로 하나님 아버지의 믿음을 깨닫지 못했을지라도 하나님 아버지께서 먼저 자비로운 손으로 은혜를 베푸사 그 힘에 감동을 받아

진실로 하나님 아버지를 찬송하는 그러한 복된 가정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아멘.


하나님 아버지께 이 글을 바칩니다. 하나님 아버지의 뜻대로 글을 써 주시기를 바라며,

하나님 아버지의 영광과 자비로우심과 존귀하심과 영원하심을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이 글에서 볼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 어리석은 자, 이제야 이 것이, 이 글이,

하나님 아버지의 뜻으로 써짐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어리석게도 제 이성으로 쓰겠다 하며, 하나님의 뜻을 애써 거부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하나님의 뜻을 알게 되어, 이 글이 하나님의 영광을 조금이라도 보여 줄 수 있게 쓰임을 바랍니다. 그러니 하나님 아버지의 영원하시고 위대하신 능력으로 써주시길 바랍니다.

이 아들, 이제야 알게 됨을 용서하여 주시옵시고, 이제라도 깨달을 수 있게 하여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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