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장] 오십의 성장판

멈추지 않는 배움엔 은퇴가 없다

by 박지숙

28년이라는 세월을 병원에서 보냈다. 박사 학위를 따고 수간호사를 거쳐 강단에 서기까지, 나는 쉼 없이 달려왔다. 쉰을 넘긴 나이. 누군가는 이제 서서히 내려놓을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또 누군가는 "그만큼 했으면 됐다"며 안주의 술잔을 권한다. 하지만 내 안의 열정은 여전히 마침표가 아닌 물음표를 던지고 있었다.


'내일의 나는 오늘보다 더 나은 전문가일 수 있을까?'


그 물음에 답하기 위해, 나는 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 50대의 퇴근길, 나는 집으로 향하는 대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노트북을 켰다.


퇴근 후의 2부 리그, 돋보기 너머로 본 새로운 세상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대한민국에서 간호사가 나아가야 할 길은 명확했다. 환자의 몸뿐만 아니라 그들의 고독한 마음까지 어루만질 수 있는 '노인 심리 상담사', 그리고 의료 현장의 효율성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요양 심사 전문가'. 이 두 가지 자격증은 내 30년 임상 경험에 날개를 달아줄 새로운 무기였다.


하루 종일 환자들과 씨름하고 돌아와 무거운 눈꺼풀을 치켜뜨며 온라인 강의를 듣는 밤들. 젊은 시절보다 암기력은 떨어지고 눈은 침침해졌지만, 내용을 이해하는 깊이는 20대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깊었다.


강의 영상 속 지식들이 내 임상 경험과 만나 '아하!' 하고 무릎을 치게 될 때의 그 희열. 그것은 50대만이 맛볼 수 있는 지적 성취였다. 나는 그렇게 돋보기 너머로 새로운 세상을 보았고, 결국 노인 심리 상담사 자격요양 심사 전문가 1급 자격을 차례로 손에 쥐었다.


자격증이라는 이름의 '미래 보험'


사람들은 왜 그렇게까지 열심히 공부하느냐고 묻는다. 나에게 이 자격증들은 단순히 벽에 걸어둘 종이 한 장이 아니다. 그것은 50대인 내가 사회에 여전히 필요한 존재임을 증명하는 '존재 증명서'이자, 앞으로 20년은 더 현역으로 뛸 수 있다는 '미래 보험'이다.


내가 취득한 것은 지식만이 아니었다. 50대에도 여전히 공부할 수 있고, 시험을 통과할 수 있으며,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수 있다는 '자기 확신'을 얻었다. 이 확신은 그 어떤 명예나 직함보다 나를 단단하게 지탱해 준다.


50대, 다시 시작하기 딱 좋은 나이


나는 이제 외래 진료실에서 어르신들을 마주할 때, 그들의 수치 너머에 숨겨진 외로움과 마음의 병을 먼저 읽어낸다. 심사 전문가로서의 안목은 병원 시스템을 더 넓고 깊게 이해하게 해주었다. 배움이 임상과 만날 때 생기는 시너지는 50대의 나를 여전히 설레게 한다.


후배들에게, 그리고 나와 같은 길을 걷는 동년배들에게 말하고 싶다. 성장은 20대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50대의 성장판은 내가 닫지 않는 한 결코 닫히지 않는다고 말이다.


나는 오늘도 퇴근 후 새로운 강의를 검색한다. 30년 차 박사 간호사 박지숙의 커리어는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재 진행형이다. 나의 가장 눈부신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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