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과 곡선

by 김서정

책을 읽으며 밑줄 긋기를 좋아하는데 직선으로 똑바로 그어지지 않으면 그게 꽤나 불편하다. 그래서 주로 연필로 긋는데 간혹 줄이 삐뚤어지면 지우개로 지우고 다시 그어야 직성이 풀린다.
나의 이런 못 말리는 강박증을 보고 그럼 자를 대고 긋는 게 낫지 않겠냐고 한다. 하지만 자를 대고 긋는 직선은 또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경직되고 사무적인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나는 직선을 추구하고 있지만 실은 직선 같은 곡선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책에 긋는 밑줄처럼 완벽한 직선보다는 대체로 직선이지만 때론 곡선일 수 있는 유연한 직선으로 인생을 살고 싶다.

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