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시간과 낮의 시간

by 김서정

밤은 감정이 널을 뛰는 시간이다. 마음이 가라앉고 차분해지는 시간이라고 생각했지만 자꾸만 굴을 파고들어가는 시간이랄까. 보통 이 시간엔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이 꿈틀거려 마음속 깊은 곳의 단어들을 봇물 터지듯 쏟아낸다.

그 밤을 지내고 아침이 밝아오면 널뛰던 감정은 어느새 도망가고 냉철한 이성의 시간이 돌아온다. 지난밤에 써놓은 글을 읽어 내려가는데 오글거려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이불 킥을 하며 글을 삭제하고 다시 선비체로 글을 써 내려간다.

다시 밤이 왔다. 글을 좀 다듬어야겠다 싶은데 지난밤 오글거리는 단어들을 나도 모르게 적어내고 있다.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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