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프롤로그

서이수

by 아를밤
10대의 이수는 친구와 생각을 나누는 것을 즐겨했다.
그것은 철학적인 의미를 지닌 사유라기보다는
사춘기 소녀의 머릿속에
마구잡이로 생겨나는 생각들이었다.


20대의 이수는 책과 영화를 통해
다른 사람의 생각을 엿보는 것을 즐겨했다.
같은 가치관의 주제에서는 큰 공감으로
그 생각을 더 키워 나갔고,
그렇지 못할 때는 가차 없이 비판했다.
때때로 그 비판은
새로운 생각을 덧붙이며
이수의 길을 바꿔 놓기도 했다.


30대의 이수는 자신의 생각을
더 깊이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스스로 맞다고 믿어왔던 것들이 여전히 맞는지,
혹시 그와 반대되는 다른 이의 생각이
더 옳은 것은 아닐지
끊임없이 의심하고, 확인하고, 증명하고자 했다.


이제 마흔의 이수는
그동안의 생각을 갈무리해 보고자 한다.
여전히 의심과 증명의 끈을 놓지 않은 채로.




"사유 너머, 이수의 진짜 삶이 이곳에서 이어집니다. 시린 겨울을 지나 마주할 따뜻한 온기를 함께 찾아주시겠습니까?"

[마지막 계절이 지나 당신이 있었다] 첫 회부터 정주행하기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