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무슨 사이냐고 당신이 일전에 물었죠?
곰곰이 사유해 보니
우린 서로가 서로를 외사랑하는 사이네요.
당신은 내가 항상 다른 이와 도망가길
준비하는 사람이라고 알고 있잖아요.
도망가면 죽이겠다는 말도
당신이 하니 꽤나 다정하게 들렸습니다.
나는 아무도 몰라주는 사랑을 하고 있어요.
나 혼자서만 나의 애틋함을 이해합니다.
우리 서로 사랑하는데
우리 사랑이 서로에게 온전히 전해지지 못하고
항상 그 애틋함이 왜곡되니
난 우리 사이를 썸 같은 가벼운 사이라고
정의하지 않으렵니다.
서로 외사랑하는 사이.
우리의 사랑이 너무 가벼워 보이지도,
우리의 운명이 너무 무거워 보이지도 않는,
딱 이 정도 표현이 적당하다고 느껴져요.
우리 외사랑하다 끝나는
서로의 과거가 되진 말자고 약속해요.
비록 지금은 온전히 닿지 못하지만
가까운 미래에서는
우리 그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됩시다.
연인, 인연, 운명...
퍽 낭만 있고 무거운 사랑의 동의어
과하다고 생각되지 않는 그런 사이를 약속합시다.
제게는 당신이 참으로 애틋합니다.
당신이 슬프면 저도 아프니
부디 떨어져 있어도 행복하세요.
나도 당신을 위해 꽤나 힘든 날에도 행복하겠습니다!
내가 슬프면 당신도 아플 테니.
당신을 당신이라 부르는 것은
일전의 언약을 지키기 위함이고,
만약 제가 당신을 그대라 부르면
이젠 서로 외사랑했던 과거가 되자는,
그만 아파하자는
제 의지의 표현이니
당신 만약 저를 떠나고 싶으시다면,
죽이겠다는 다정한 표현 대신
“그대 이젠 안녕히.”라고
무섭게 말해주셔요.
그때는 당신보다 하루 더 사랑하고
체념하겠습니다.
부디 우리 서로가 서로의
영원한 당신이길 빕니다.
그리고 난 아직까진
날 죽이겠다는 당신의 다정한 표현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