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게 겨울이(2)

by 박은비


스치면 인연, 스며들면 사랑이래요.


난 지금까지 ‘인연’이라는 뜻이

‘운명’처럼 거창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사람 사이 맺어지는 관계’가 본 의미래요.


우리 서로 스치는 인연은 되지 맙시다.


당신은 이미 내 삶의 모든 부분에 스며들었어요.

내 영혼에서 당신의 체취가 날지도 몰라요.


그러니 우리 ‘인연’ 말고 ‘연인’ 합시다.

아니면 ‘운명’이나 ‘사랑’도 좋고요.


이렇게 흠뻑 적셔 놓고,

바람처럼 스치듯 떠나면 삐질 거예요.


부디 떠나지 말아요,

난 이미 당신에게 스며들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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