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엘리샤가 있다?>

쌩쌩

by NoA

시계를 보며 고민에 빠졌다.


‘이걸 가 말아?’


당장에라도 방에 들어가서 편지를 쓰고 싶지만,

집에는 누나가 있고.

어디 다른데 가자니, 생각나는 곳은 오락실.


크리스마스에 혼자 오락실?


끔찍하다.



국제롤러스케이트장 입구.

그냥 시간만 때우고 오자는 마음으로 도착했지만,

생각보다 춥다.


차라리 원더보이나 하러 갈걸.


돌아서려는 내 어깨를 누군가 뒤에서 감싼다.

“빨리 빨리 댕겨라 임마!”

고개를 돌려보니 보라머리 친구다.


“아 몰라. 추운디 뭔 롤러장이냐.”

입술을 삐죽이며 녀석의 배를 툭 쳤다.

“안에 들어가며 따뜻해. 알면서~”



간단하게 몸도 풀 겸 코스로 나갔다.


사람들 사이를 피해 달리다보니,

이마에 땀이 맺혔지만, 상쾌했다.


엘리샤를 생각하니 흥이 돋는다.


캐롤송을 따라 부르며 친구들과 둥가 둥가.


몸개그를 연발했다.



그때, 보라머리 친구가 어떤 무리를 향해 소리친다.

“어 여기!”


뭐지 싶어 돌아보니 보라머리 친구 뒤로,

4명의 여학생이 서 있다.


‘아 맞다. 여친 친구들?’


보라머리 친구는 남자들을 소개했고,

여자들은 보라머리 친구의 여친이 소개했다.



간단히 인사만 건네고 코스로 나왔다.


저기는 나를 포함해 총 9명이다.

내가 빠져야 짝이 딱 맞는다.


어차피, 관심도 없는데 뭐.




친구들은 바쁘다.

넘어지려는 여학생들을 잡아주고 끌어주며,

스케이팅을 알려주고 있으니 말이다.


아는 체 하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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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야! 스탑 스탑. 여기!”

한 손에 코카콜라를 들고

나를 부르는 친구.


콜라 생각이 간절했던 나는 밝게 웃어주었다.


친구 옆에서 콜라를 마시는데,

둘 사이의 대화가 들렸다.


“그럼, 오빠는 처녀자리네요?

저는 전갈자리거든요.”

“오 그래? 왠지 잘 어울리는 이름이네.

처녀자리 전갈자리?”


마시던 콜라를 뿜을 뻔 했다.


“아 혹시 오빠 혈액형이… AB형? 맞죠?”

“어 맞아. 어떻게 알았지?”


그건 니가 똘아이 같아 보인다는 뜻이야.



여자들은 별자리나 혈액형에 민감한가보다.

엘리샤도 한참 동안이나 그 이야기를 했으니까.



몰래 꺼내보던 엘리샤의 사진.

누가 보기 전에 안주머니 깊숙이 찔러 넣고,

다시 코스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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