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이 있어?
다음 날.
“겨울 방학 동안 사고치지 말고,
숙제 안해 오면 알지?”
담임이 당구 큐대로 교탁을 탁! 내리치며 둘러본다.
“이상!”
“우와아아아!”
종례가 끝나자 일제히 환호성.
담임은 혀를 찼지만, 웃으며 퇴장했다.
드디어 방학이다.
가방을 챙겨들고 나가려는데,
보라머리 친구가 내게 눈빛을 보낸다.
뭐지 싶어 따라 나가보니 은밀하게 무언갈 건네주었다.
“뭐냐? 너 나 좋아하냐?”
“미친. 디질래?
암튼 난 줬으니까 간다잉.”
교복 속에 단단히 넣고, 정류장으로 향했다.
“노아야 나 시내갈건데 같이 갈래?”
짝꿍이다.
“시내 어디?”
“나 서점.”
“삼복?”
“어. 3학년꺼 문제집 미리 사려고.”
“너 누구세요?”
“아 나도 공부 하그등요?”
“오카이. 가자!”
시내에 도착한 우리는 바로 서점으로 직행.
참고서를 고르는 짝꿍을 지나쳐,
구석진 자리로 갔다.
주위를 살피고,
아까 보라머리 친구에게 받은 물건을 꺼냈다.
뒷면에는 당근을 들고 있는 하얀 토끼.
앞에 보이는 작은 글씨.
“노아 오빠에게”
코를 훌쩍이며 하얀 토끼를 떼어냈다.
“오빠. 안녕하세요. 저는 엠마라고 해요.
얼마 전에 친구랑 같이 놀러갔다가 오빠를 봤었는데,
기억하실지 모르겠어요.”
그게 누군데요?
조금 더 읽어봐야겠다.
“부딪힐 뻔 했던 저를 잡아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아! 그 때 그!?
간단한 자기 소개 후,
“다음에 기회가 되면 저 롤러스케이트 알려주세요.
저도 오빠처럼 잘 타고 싶거든요.”
라는 말로 편지는 마무리 되어 있었다.
기억을 더듬어봐도 얼굴이 기억 나지 않는다.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지 아마?’
뭐, 감사 편지도 보내주고, 고맙기는 하네.
문제집을 다 고른 짝꿍이 나를 불렀다.
나는 짝꿍 몰래 책 한권을 포함, 총 3권을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계산해주시는 분은 옅은 미소를 지으시더니,
까만 봉투에 책 3권을 담아주셨다.
허리 숙여 감사 인사를 드리고 나왔다.
우리는 추위에 발을 동동 굴리며,
각자 집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야. 혹시 그거 있잖아…”
짝꿍에게 내가 먼저 말했다.
“응?”
“교환일기, 아직도 해?”
“어. 요즘은 쫌 뜸하긴 해도 계속 해.”
“음…”
“아 뜸들이지 말고 말해. 추워.”
“혹시… 너네들 좋아한다거나 그런 고백도 하고 그러냐?”
“왜? 솔로님께서 그게 왜 궁금하신데?”
“아니 그냥. 나도… 아니다. 됐다.”
“그냥 말 안해도 알지. 그걸 말로 해야 아냐.
너도 해보면 알게됨. 자연~스럽게.”
“그래? 하긴. 그렇지?”
집에 도착하자마자 까만 봉투에서 책을 꺼냈다.
문제집 2권과, 연애 지침서.
나는 학원도 가지 않은 채, 앉은 자리에서 완독 했다.
봐도 모르겠고, 들어도 모르겠는데.
연애하는 사람들 참 대단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