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아이를 품다 #5

by 채온


월요일, S대 어린이병원 2차 외래를 다녀왔다.

다녀온 후 더한 고민과 두려움으로

가슴이 연신 두근거린다.


교수님은 아이의 MRI를 보고

'수술을 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하신다.

신경외과적인 소견상으로는

처음 1차 수술이 잘 되었고,

특별히 나쁜 증상이 보이지 않는다,

6개월 후에 다시 보자고 하신다.


다만 방광이 좀 커 보이니

혹시 있을지도 모를 신장 손상을

빨리 발견하기 위해서라도

비뇨기과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덧붙임.


그리고 배변상태를 체크하기 위해서

소아외과에도 들러볼 것을 당부.


그날, 아무런 예약도 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비뇨기과, 소아외과, 근전도검사...

세 가지를 모두 예약해야 했지만

제일 급한 비뇨기과가

내년 1월 4일이나 되어서야 예약이 가능하다기에

일단 보류해 놓고 돌아왔다.


P대학병원에서 대략 잡아 놓은 수술일은

12월 20일.


한 곳에서는 수술을 권유하고,

한 곳에서는 수술을 할 상황이 아니라 말하고....


정말 어디를 따라야

나의 사랑하는 아이가

아무런 장애를 겪지 않게 될는지...

엄마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이럴 때 현명한 엄마는 어떻게 하는 걸까.


일단 13일 P대에서 수술 전 검사를 하기로 했다.

그때 비뇨기과 검사도 함께 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1차 수술을 해주셨던 주치의 교수님과

다시 수술에 대해 진지하게 말해 보리라

마음먹었다.


그런데 예기치 않게 주치의 교수님 출장 발생.

결국은 17일에나 아이 수술에 대한 문제가

직접적으로 거론될 것 같다.


한 달 전부터 수술 문제 때문에 고민하고, 걱정하고,

또 S대 병원의 소견을 한 번 듣고자

동동걸음을 쳤는데,

오히려 더 혼란스럽고, 걱정스럽기만 하다.


지금까지 장애가 없었더라도

신경은 한 번 잘못 손대면 끝이다.


이럴 때, 엄마는 어떤 선택을 해야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누구와 의논해도 결국 선택은 나의 몫.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아이의 인생이

내 손끝에 달렸다.

불면의 밤이 끝이 없다.


2007. 12. 6.




2026. 2. 18.


저때는 알 수 없는 미래가

정말 두려웠다.

주변에서도 말이 많았다.

S대가 대한민국 최고니 거기가 옳다,

아무래도 처음 1차 수술한 곳이 정확하지,

그렇게 한 마디씩 보탰지만

선택과 결과에 대한 책임은

오로지 엄마인 내가 져야 하는 것.


차라리 내 몸이라면 쉬운 결정이었을 터!

한 아이의 인생이 달린 문제였다.

첫 수술은 하지 않으면 아이가 죽으니

당연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만 두 돌을 이제 넘긴 아이에게

다시 칼을 대느냐, 아니냐 하는 결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이 수술로 아이는 나를 평생 원망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이 수술로 아이는 평생 걷지 못할지도,

기저귀를 차고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나는 나의 무능력에 절망했고

두려움에 겁먹었다.

지금도 미래를 모른다는 전제 하에

다시 돌아간다면

저때보다 잘했으리라

장담할 수 없다.


어제는 2026년 설날이었다.

군대에 있는 큰 아들에게 카톡이 왔다.

군대에서도 아침에 차례를 지낸단다.

대표로 덕담을 했다고.

다 같이 건강하게 무사히 전역하자고

절까지 잘했단다.

이게 2007년에는 알 수 없었던

아들의 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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