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보이지 않는 표정

상대의 머릿속을 어지럽히지 않으려는 최소한의 정성

by 조이

카톡 말투에도 감정이 묻어 나온다.


카톡은 얼굴을 보지 않고 나누는 대화인 만큼

글자 너머의 온도가 아주 선명하게 느껴진다.


우리는 마침표 하나, 이모티콘 종류 하나만으로도

상대방의 기분을 본능적으로 감지한다.


평소에 부드럽게 대화하던 사람이

"네." 혹은 "알겠습니다."처럼 마침표( . )를 딱딱하게 찍으면

상대는 '혹시 화났나?'하고 긴장하게 된다.


반대로 물결( ~ )과 느낌표( ! )를 사용하면

긍정적인 호의와 밝은 에너지가 전달된다.


특히 장문의 설명은

그만큼 오해를 줄이고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정성이 담길 때가 많다.


'ㅋ' 보다는 'ㅋㅋㅋㅋㅋ'처럼 길게 이어지는 건

분위기를 띄우려는 노력이 담겨 있기도 하다.


여기에 이모티콘은 고르는 시간의 가치가 있다.

바쁜 와중에는 절대 할 수 없는

상대를 향한 다정함의 증거이기도 하다.


평소와 아주 조금만 달라도 금방 '어라?' 하는 느낌이 온다.


느려진 답장 속도도 있다.

평소엔 1분 컷이던 사람이

몇 시간 뒤에 "어어 미안 이제 봤네"라고 보낸다면

그건 대화를 이어가기 귀찮거나,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는 신호다.


이처럼 카톡은 더 이상 단순한 정보 전달의 수단이 아니다.

무심코 보낸 짧은 글자들 속에 수만 가지 감정이 들어 있다.


결국 카톡 말투에 정성을 담는 이유는 하나다.

내 소중한 누군가가 휴대폰 화면을 보며

쓸데없는 오해나 고민으로

머릿속이 어지러워지지 않게 하려는 마음

딱 그것 하나면 충분하다.


내가 무심코 찍은 마침표 하나에

상대가 밤새 '혹시 내가 실수했나?'라며

마음 졸이게 하고 싶지 않다면


조금 귀찮더라도 물결( ~ ) 하나를 덧붙이고

이모티콘 하나를 더 고르는 수고를 기꺼이 감수해야 한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 대화일수록

다정함은 '표정'이 아니라 '정성'에서 나온다.


오늘 내가 보낸 넉넉한 'ㅋㅋㅋㅋ'가

상대의 마음을 한결 가볍게 만들어준다면,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나눌 수 있는 가장 쉽고도 확실한 진심의 증명일 것이다.




사실 저는 카톡 말투에 꽤 예민한 사람입니다.
마침표 하나에 가슴이 철렁하기도 하고
답장 속도에 혼자 서운함을 삼키기도 해요.
그래서 이 글은 저 스스로에게 건네는 다짐이기도 합니다.
제가 예민한 만큼
제 카톡을 읽는 당신만큼은 마음 어지러운 일 없도록
조금 더 정성을 다해 'ㅋㅋㅋㅋ'를 누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