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은 결국 내 몫이다

ㅡ 대신에 무엇을 얻을 것인가?

by 김학영 변호사

이혼 전문 변호사가 부부싸움의 기억을 돌아봅니다.

경험을 바탕으로 상황과 감정을 분석하고 개선하기위해 노력중입니다.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지만, 그것은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남편은 집안일 그리고 정리정돈과는 거리가 먼 사람입니다. 그것도 아주 멀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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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처음 같이 살기 시작했을 때의 충격과 절망감을 저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함께 살면서 집안일은 모두 저의 몫이 되었습니다. 청소, 빨래, 정리정돈, 요리, 비품구입, 쓰레기처리까지 전부 말입니다. 자신은 더러움과 거기서 오는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겠다고 이야기하는 남편은 계속해 집을 어지럽혔고, 저는 치우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럼에도 신혼은 행복했습니다. 남편은 다른 장점이 많은 사람이었고 저를 아껴주었으니까요.


하지만 종종 끓어오르는 분노를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순간이 생기고는 했습니다. 사실 저는 행복한 신혼생활 속을 보내면서도 지친 마음과 분노로 항상 간당간당하고 또 찰랑찰랑했던 것입니다.


이런 마음을 알 리 없는 남편은 "왜 이런 사소한 걸로 화를 내냐"고 하지만, 임계점을 넘기까지 축적된 나만의 노동과 감정들은 결코 사소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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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상담을 하다보면 많은 아내들이 가사노동의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가사노동은 아내의 몫이며 남편이 "도와주면" 고마운 일입니다. 맞벌이를 하고 심지어는 아내가 수입이 많은 경우에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가사노동이 힘들어서 이혼을 하고싶다는 아내들을 수도 없이 보아왔지만 반대로 혼자하는 가사노동이 버거워 이혼을 고민한다는 남편을 본 적은 손에 꼽습니다.


여기서 저는 인정해야만 했습니다. 가사의 공평한 분담은 환상에 불과하며 저희 부부가 이루어낼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수 많은 사람들과 나는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못하는 일을 잘하게 만들기 위해 시간과 감정을 쓰는 것은 적어도 저에게는 정답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남편은 참 다정하고 사랑이 많은 사람입니다. 저 뿐만 아니라 저의 가족 그리고 친척들까지도 잘 챙기고 살피는 성격입니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저로서는 신기할 따름입니다. 그래서 저는 다른 잘 하는 일을 시키자고 마음먹고 좀 더 편하게 남편의 챙김을 누리기로 했습니다.


가사노동의 분담은 여전히 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그다지 잘 되지는 않을듯합니다.

그러나 적어도 다른 보상은 받았으니, 전체적으로는 공평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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