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보안관
“배운 게 없어서 배달하지.”
“저러니까 딸배지.”
우리는 너무 쉽게 말한다.
헬멧 너머의 얼굴을 보지 않은 채,
한 장면만으로 사람을 규정한다.
몇몇의 난폭한 모습은 빠르게 소비되고,
그 장면은 하나의 단어가 된다.
그리고 그 단어는 모든 라이더를 대신한다.
‘딸배’라는 낙인.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모습은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1분 1초에 쫓기며 도로 위를 달리는 사람들.
고소득 업종이라는 말 뒤에 가려진
고위험 직업이라는 현실.
속도가 수입이 되고,
위험이 일상이 되는 구조.
그들 중 누군가는 가장이고,
누군가는 남편이며,
누군가는 아빠다.
또 다른 누군가는 딸이고,
엄마이고,
아내이며,
아이를 홀로 키우는 싱글맘이기도 하다.
각자의 자리에서 책임을 짊어진 채
오늘도 도로 위에 선다.
그리고 어떤 날은
평소와 다르지 않게 집을 나섰다가
퇴근하지 못하는 이름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결과만 본다.
사고 기사, 과속 영상, 자극적인 단어.
그러나 그 이면에는
치열하게 하루를 버티는 사람이 있다.
이 책은 묻고 싶다.
우리가 붙인 그 이름은 과연 정당했는지.
그리고 말하고 싶다.
그들은 단순한 ‘딸배’가 아니라
위험을 감수하며 도시를 움직이는
우리 동네의 보안관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