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5짜리 내일
$2.25짜리 내일
1991년, 겨울. 대전 엑스포 개막 2년 전이었다. 나는 전시관을 설계하는 프로젝트 한가운데 있었다. 정부관 몇 곳과 대한항공관을 맡았다. 뉴욕의 한 귀퉁이만한 규모였지만 — 나한테는 그때까지 해본 것 중 가장 덩치가 큰 일이었다. 그때 처음 엑스포의 가치를 배웠다. 올림픽은 금은동 경쟁이지만 엑스포는 모두의 장기를 자랑하는 축제다. 인류가 같은 꿈을 꾸는 잔치마당인 것이다. 그리고 그 꿈이 가장 뜨거웠던 순간을 찾다가, 1939년의 뉴욕을 만났다.
그해 봄, 플러싱 메도우스에 전 세계가 모였다. 대공황의 먼지가 채 가시지 않은 땅 위에 인류는 "내일의 세계(Building the World of Tomorrow)"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수천만 명이 다녀갔다. 유럽에서는 이미 전쟁의 냄새가 나고 있었다. 그 냄새를 맡으면서도 플러싱 메도우스로 향한 사람들 — 그들은 내일을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그 꿈을 설계한 사람이 있었다. 월터 도윈 티그(Walter Dorwin Teague). 그는 1939년 박람회 디자인 이사회 의장이었다. 포드 파빌리온, US 스틸 파빌리온, 코닥 파빌리온 — 박람회의 얼굴들이 전부 그의 손에서 나왔다. 나중에는 보잉 707의 기내까지 설계했다. 수백 명을 태우는 비행기 안을 만든 손이, 손바닥에 올라오는 작은 카메라도 만들었다. 그에게 사물의 크기는 문제가 아니었다. 크든 작든, 물건에는 그 전에 없던 가치가 심겨야 한다고 믿었다. 2달러짜리 플라스틱에도.
티그는 1928년부터 코닥과 함께했다. 브라우니도, 밴텀 스페셜도, 그리고 이 불렛도 — 죽을 때까지. 1939년, 그는 박람회장을 설계하던 바로 그 손으로 박람회 기념 카메라를 만들었다. 검은 베이클라이트 몸체에 유선형 스트림라인. 전면 금속판에는 박람회의 상징 트릴론과 페리스피어가 새겨졌다. 가격은 $2.25. 코닥 파빌리온에서만 살 수 있었다.
박람회장 안에 코닥 포토 가든(Kodak Photo Garden)이 있었다. 카메라를 사자마자 바로 찍을 수 있는 공간. 오늘날의 팝업 스토어 같은 것이었지만 — 거기서 일어난 일은 그보다 훨씬 컸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 역사는 더 이상 권력자의 것이 아니었다. 국가가 기록하던 것을 개인이 기록하기 시작했다. 박람회라는 거대한 서사가 수만 개의 사적인 시선으로 쪼개졌다. $2.25짜리 검은 플라스틱 상자 하나가 그 권리를 쥐여준 것이다.
이 카메라를 정면에서 보면 안다. 원형 렌즈 너머로 세상을 들여다보는 구조 — 인간이 세상을 바라보는 창(Window)이자, 세상을 가두는 틀(Frame)이 된 최초의 대중적 오브제다.
1939년의 내일은 오지 않았다.
그러나 그날 셔터를 누른 사람들은 시대의 마지막 평화를 기록한 역사가였다.
Kodak Bullet — New York World's Fair Edition | 1939 | USA
LENS: Meniscus lens (fixed focus)
FILM: 127 format
NOTE: Official souvenir of 1939 New York World's Fair. Streamline Moderne design by Walter Dorwin Teague. Sold exclusively at Eastman-Kodak Pavilion for $2.25.
FROM: eBay, Salisbury, NC, United Sta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