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파이 파베 초콜릿

# 오늘은 미뤄놨던 것을

by 판다찐빵

"내일 출근하기 싫다.."


쇼츠 영상에 홀려 몇 시간을 바닥에 붙어 있던 나는 뒤늦게 시간을 보고 놀랐다.

뭔가 할 일은 많은데 뭐부터 시작해야 되나 바닥에 있던 판다 인형을 안고 뒹굴거렸다.

입이 심심하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게 당이 떨어져서 그런가 머리가 굴러가지 않는 것 같아 일단 자리에서 일어났다.


부엌찬장과 서랍을 열어 간식 먹을 만한 게 있나 찾던 나는 전에 사놓고 까먹은 초코파이 하나를 찾았다.

밥은 먹었지만, 간식 먹을 배는 따로 있기에 한번 만들어보기로 했다.


전부터 만들어야지 하고 계속 미뤄놨던 것.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고, 그리 재료도 필요하지 않은 간단 디저트


"초코가루가 없긴 한데.. 일단 해보지 뭐"


우선 초코파이 4개 정도를 뜯어 그릇에 한 번에 넣고는 전자레인지에 돌린다.

볼 안에 있는 살짝 녹은 초코파이에 우유를 조금 넣은 후 반죽 하듯 저어준다.

그리고 한입 크기로 동그랗게 만든 것을 냉장고에 넣고 기다리기만 하면 거의 다 완성되었다.


냉장고에 반죽한 것을 넣은 나는 혹시 초코가루 비슷한 게 있나 찾아봤다. 코코아가루를 뿌려야 되는데..

갑자기 생각난 디저트라 재료가 완벽하게 준비돼있지는 않았다.


"이거면 되지 않을까?"


비슷하긴 하지만 조금은 다른 핫초코 가루를 꺼낸 나는 약간의 의심을 하며 가루를 얕은 그릇에 뿌렸다.

30분 후이 지난 후 냉장고에 넣은 것을 꺼내 가루 위에 올려 굴려주면 간단 파베 초콜릿 완성이었다.

꽤 만족스러운 비주얼에 바로 한입 베어 먹었다.


사 먹어 봤던 맛은 아니지만, 꾸덕한 초콜릿의 맛에 당이 갑자기 올라 머리가 띵한 느낌이었다.

생각보다 꽤 많은 양이 나와 같이 일하는 스탭한테 줄까 잠깐 고민했지만, 비주얼은 영 아니기에 금방 포기해버렸다.


지금 먹을 것을 종이컵에 담고는 남은 초콜릿은 다시 냉장고에 넣었다.


이제 진짜로 미루던걸 할 차례였다.


단것도 입에 물고 있겠다. 미뤄놓은 일을 몰아서 처리해야지 싶었다. 일단, 집안 청소와 걸레질. 옷정리까지

적혀있던 할 일 목록을 보던 나는 마지막 문장에 멈칫했다.


-연락하기-


한숨을 크게 쉬고는 한쪽에 두었던 종이를 꺼내 번호를 입력했다.

아무도 보지 않는데도 정자세로 앉은 나는 문자를 지웠다 썼다를 여러 번 반복했다.


뭐라고 보내야 되나


-안녕하세요? 누구 맞나요? 누구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쭉 문장을 적던 나는 이거 하나 보내는데 왜 이렇게 힘든 거냐 하고 핸드폰을 톡톡 두드렸다.

한 10분 정도 고민하다가 정한 문장은


-안녕하세요. 아 윤이라고 합니다-


너무 딱딱한가 생각했지만, 이 문장보다 나은 건 없어 보였다.

며칠 고민하다가 보낸 것 치고는 짧은 문장. 하지만 더 할 필요 없이 깔끔한 문장.

전송을 누르고 나는 도망치듯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마 바로 답장이 오지는 않을 거니깐, 잠깐 모른 척하고 집안일이나 해볼까 목록을 차례대로 하고 있던 나는

전화가 온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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