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순둥한 시인에게
나를 시로 쓰지 마세요
써버리면 후련한 그 마음
나도 아니까
미련이 남길 바라는 내가
나의 순둥한 뮤지션에게
나를 노래하지 마세요
불러버리면 날아갈 그 마음
떨어진 채 당신 발에 채이고 싶은 내가
나의 순둥한 화가에게
나를 그려 주세요
그리면 선명해지는 그 마음
당신 기억 속에서 지워지기 싫은 내가
기어코 오는 봄처럼 삽니다. '시'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시도 쓰고, 열정 학부모로 겪었던 이야기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