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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시는 시간 19화

시월, 좁은 골목에서

by 살라

시월, 좁은 골목에 서면



좁은 골목에 서면

숨이 막힌다

맑은 하늘, 고요한 바람 사이로

젊은 숨결들이 멎었다


시월의 바람은 여전히 불고

하늘은 아무 일 없던 듯 푸르지만

그곳에선 꿈이 멈췄다


잠시 숨 돌렸던 여유조차

허락되지 않았던 시월의 밤


순수한 웃음들이

더는 그 길을 걷지 않는다


뒷걸음치며 다가온 벽처럼

우리도 서로를 더 밀어냈는지 모른다


그들은 너무 쉽게 짓눌렸고

너무 빨리 사라졌다


우리, 10월을 잊지 말자

그날의 골목처럼 숨 막히는 현실이

더는 그들의 어깨를 누르지 않도록




2024.10.02

10월은 4월처럼 찬란한 계절이지만 잔인한 계절입니다.

늘 보던 골목길은 달랐습니다.

10월이라서
슬픈 골목길이었습니다.

그냥 날씨 좋은 가을이라고 10월을 맞이하기엔

빚진 마음이라서 써봅니다.

기억하려고 꾹꾹 담아서 쓰고

10월을 맞이해야 할 것만 같은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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