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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시는 시간 17화

국가여, 침묵하라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보며

by 살라

소년이 온다, 광주의 뜨거운 아스팔트 위로

국가여, 이 소년의 피를 자랑하지 마라

네가 짓이긴 피를


채식주의자가 온다, 나무가 되고자 하는 몸짓으로

국가여, 이 꿈을 네 것이라 말하지 마라.

네가 억압한 것을


희미한 풍경이 온다, 연필로 쓰는 사랑처럼 섬세하게

검은 사슴의 눈빛으로 상처의 깊이를 드러낸다

국가여, 이 풍경을 네 훈장으로 달지 마라

네가 지우려 했던 것을


한강은 바다로 간다, 양쯔강이 그러했듯이

모옌의 붉은 수수밭처럼,

인류의 양심을 흔들어 국가의 부끄러움을 드러낸 것뿐

국가여, 오직 해야 할 일은

반성


국가여, 이 강물을 네 영토라 주장하지 마라.

작가의 펜에서 흘러나온 것을


국가여, 침묵하라.

그대의 폭력이 만든 문학 앞에서






2024.10.11

한국은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 숟가락 얹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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