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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시는 시간 16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by 살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보헤미안처럼

가볍게 꿈꾸고 싶어

존재했는지도 모르게

소리 없이 사라지고 싶어


살짝 스치기도,

머물기도 하면서

땀방울 위로해 주고 가는

가을바람이 되고 싶어


그런 바람이

어쩌다

깊은 골짜기에서

분노를 삼키고 돌아오고야 말았어


참지 않을 거야, 분노를

공기와 숨소리까지 집어삼킬 거야

감히 내 앞에서 옷을 움켜쥐는 모습을 보인다면

들어 올려 알몸을 만들 테야


해와 바람의 내기에서

바람이 졌다는 동화는

거짓이란 걸 확인시켜 줄 거야


이제는 나그네인 네가

움켜쥘 수 있다는 오만을

산산이 부숴줄 거야


나는 해가 있어도, 없어도

바닷물까지 불러와

너를 덮어버릴 거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너와 나




국가의 행태에 분노했고, 태풍이 되고 싶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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