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16
나의 꿈은 바닷물을 모두 흡수할 만큼
커다란 스펀지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꿈은 이룰 수 없었다
대신, 매년 벚꽃이 필 때마다
조용히 슬픔을 흡수한다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는 날
젖은 슬픔을 말려보려 하지만
습기는 여전히 나를 따라온다
슬픔을 모두 흡수해야
비로소 무게를 느낄 수 있다
그제야 편안해진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의 아이들
나는 증인으로 그들을 간직하겠다
슬픔에 무게를 재어 머금고 있다가
너희가 나를 짜낼 때마다
그 기억들을 노래로 뿜어내고,
너희가 나를 쓰다듬을 때마다
그 기억들을 흘러내리게 할 것이다
4월은 잔인한 계절이라고 하더니
잔임함으로 꼼짝 못하게 하는 달이 되었습니다. 저는 4월만큼은 스펀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