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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잇다 Jun 27. 2024

신혼부부 바이브

우리 실은 오래 만났는데




퇴근을 하고 오빠와 함께 다이슨 매장을 찾았다. 친절한 점원분께서 직접 머리를 해주셨다. 아직까지도 다이슨을 살지 말지 조금 고민이 되어 오빠에게 물었다. "오빠 나 그냥 지금 머리로 살까 아니면 다이슨 살까?" 오빠가 생머리도 웨이브 머리도 다 예쁘다며 못 고르겠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지켜보던 점원분께서 "어머 신혼부부신가 봐요~"라는 말을 연신 하셨다. 한두번까지는 으레 하시는 말씀이시려니 했는데, 매장에 있는 내내 계속 그 말씀을 하셨다. ㅎㅎ. 우리 은근히 오래 만났는데. ㅎㅎ. 신혼부부 바이브 좋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배불리 먹곤 이부자리에 누웠다. 잠이 올랑 말랑 하는데 에어컨과 공청기의 불빛이 눈에 거슬렸다. 뒤척이며 "오빠 나 저거 신경 쓰여"라고 말하곤 잠시 잠들었다 눈을 떠보니 종이로 가려져 있었다. 오빠를 바라보고 헤실헤실 웃으니 오빠도 따라 웃었다. 열어놓은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부드러웠다. 곧 여름이라는데 글쎄, 꽤나 시원했다. 나란히 누운 오빠의 머리카락, 눈꼬리, 코, 입술, 그리고 내 손 위에 얹은 손을 바라봤다. 너는 알까, 내가 네게 매일같이 반하고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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