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을 딛고 희망으로
“충성! 운영과장입니다.”
“운영과장, 잠깐 들어와라.”
“네 알겠습니다! 충성!”
“운영과장, 요즘 애들이랑 책은 잘 읽고 있냐?”
“네! 제가 병사들이 책을 읽고 까먹지 않도록 따로 노트 양식도 만들어 기록할 수 있게 나눠줬습니다.”
“그래? 이번에 걷은 ‘마음의 편지’인데.. 여기에 한 명이 네가 책을 강제로 읽힌다고 부담스럽다고 적었더구나. 간부들이야 네가 자발적으로 병사들을 위해 책을 읽고 꿈을 심어주는걸 다 알아.
근데 병사들은 그런 너의 열정이 귀찮게 느껴지는 것 같다. 병사들이 부담 가지면 아무리 좋은 것도 소용없으니 너무 강요하진 말거라."
사령부에서 독서코칭 교육을 듣고 나서 나부터 책을 읽고 병사들과 함께 책을 읽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병사들이 부담스러워할까 봐 두 달 동안 병사들이 모일 때마다 조금씩 얘기했다.
주간정신교육을 마치고 책에서 읽은 내용들을 짧게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장교가 병사한테 하는 '교육'이 아닌 함께 꿈을 꾸고 20대를 살아가는 형 동생으로서 했던 '나눔'이었다.
정말로 너희들과 함께 군대에서 성장하고 싶어서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라고 매번 말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충분히 설명했지만 나의 진심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던 것 같다.
'역시 군대에서는 안돼...'
마음의 편지 사건 이후로 병사들에 대한 마음이 차갑게 변했다. 일주일간은 책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필요한 말 빼고는 병사들과 장난도 치지 않았다.
‘이렇게 내 마음을 몰라주는 얘들한테 뭘 해주겠다고 그렇게 노력했나..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과장님, 요즘 책 안 읽으시는 것 같습니다?”
옆 사무실에서 일하던 행정병이었다. 사무실을 오가다 출근 전, 점심시간, 퇴근 전에 틈틈이 책을 읽던 내 모습을 본지 오래되었다고 했다. 마음의 편지에 내 이름이 적혀 나온 것을 다른 병사들은 몰랐다. 마음의 편지에 대한 얘기와 내가 느낀 것들을 얘기했다.
“과장님, 솔직히 말씀드려도 됩니까? 저도 처음에는 과장님이 책을 읽으라고 하셨을 때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아.. 귀찮은 일이 하나 더 늘었구나..’
였습니다. 근데 매주 주간정신교육시간이 끝날 때쯤 과장님께서 해주신 좋은 이야기들을 듣고
‘역시 책을 읽으면 다르구나. 나도 한번 읽어봐야겠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군대에서 그렇게 진심으로 좋은 말을 해주고, 함께 꿈을 찾고 성장하자고 했던 간부님은 과장님 밖에 없습니다. 마음의 편지에 독서가 부담스럽다고 한 병사도 있겠지만 과장님 덕분에 독서에 맛을 들이기 시작한 병사들도 있다는 걸 기억해주십시오! “
맞다… 군 생활을 시작하며 세운 여러 목표가 있었다. 그중 하나가 ‘마음의 편지에 적히지 않기’였다. 그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는 생각에 너무 부정적인 에너지에 빠져있었다.
독서에 대해 부담스러워 뒤로 물러난 병사는 적었다.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 병사들이 훨씬 많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내가 ROTC를 왜 지원하고, 군대를 안 올 수 있는 상황에서 왜 임관을 선택했는지.. 그 이유를 생각해봤다. 여기서 포기할 수 없었다.
나는 독서를 통해 꿈을 꾸게 된 병사들을 위해서라도 지금 여기서 멈출 수 없었다. 더 많이 책을 읽고, 공부하고, 독서에 관한 교육도 들으며 병사들과 다시 함께 책을 읽을 준비를 했다.
이번에는 전 병력이 아닌 지원자를 모집해 독서 모임을 해보기로 했다. 다행히 나의 마음을 이해하고 또 적극적으로 책을 읽어보겠다는 병사들이 있었다. 그렇게 5명의 병사들과 함께 ‘호랑나비’라는 이름으로 독서모임을 시작했다.
‘호랑나비’의 뜻은 좋을 호, 사내 랑 자를 쓰고 나로부터 비롯되는 선한 영향력을 줄여 나비라는 말을 붙인 것이다. ‘군대에서 책을 읽어 좋은 남자가 되어 나로부터 선한 영향력을 끼치자’라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다.
1. 책으로 인생이 바뀔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