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는 엄마의 마음이란
난 불효녀다. 엄마아빠가 건강히 낳아준 몸을 젊디젊은 그 시절들에 음주가무를 찬란하게 즐기고 장렬하게 전사할뻔!하다가 살아났다. 그 날 이후, 엄마는 해가 뜨거워도 날이 추워도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데로 내 걱정에 잠 못 이루는 시간들이 많아졌다. 그나마! 비혼주의를 외치던 딸이 결혼과 함께 외손주까지 안겨드렸으니 하나는 효도했다 친다! 그 효도도 길지 않았다는게 문제다.
아이가 백일이 갓 지난 어느 날, 참을 수 없는 두통이 또 밀려왔다. 잠을 잘 수도 밥을 제대로 먹을 수도 없었다.
몇 년 전의 무서운 기억들이 떠올랐다.
이틀을 버티다가 엄마께 아이를 맡기고 병원으로 향했다. 급히 mra를 찍었고, 결과는 참담했다.
뇌경색.
어째야하나 , 이제 아이는 갓 백일을 넘겼고, 자잘한 뇌경색이 여러번 왔다며 뇌동맥류 수술한 아산병원으로 다시 가서 검사를 받아보라고 했다.
집으로 돌아온 그 날 오후, 엄마는 집에 가지 않으셨다.
아니 못가셨다. 아빠도 우리집으로 오셨고 무거운 저녁을 보냈다.
모두 괜찮을꺼라고 웃으며 얘기했지만 무겁디 무거웠던 그 날의 공기는 잊을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