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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dip Dec 27. 2024

비전공 마케터의 두 번째 도전

서비스 피봇팅을 한 지 6개월 만에 또다시 피봇팅을 하게 되었다.

  서비스 피봇팅을 한 지 6개월 만에 또다시 피봇팅을 하게 되었다. 지난번보다 더 빠르고, 빈틈없이 준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인력 감축’이라는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등장했다. 2명이었던 마케팅 팀에는 이제 나 혼자 덩그러니 남았다. 마케팅은 오로지 나의 몫. 할 수 있는 건 다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대표님과 차근차근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우선 노션을 활용해 회사 소개 페이지를 제작했다. 정식 홈페이지 개발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서비스 소개, 이용방법, 크리에이터 튜토리얼 등  상세히 구성했다. 이렇게 자료는 이후 홈페이지 제작 시 빠르게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다음으로 오프라인 세미나를 매달 1~2회 진행했다. 기존 유저와 초기 유저의 관심을 끌고, 소속감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사실 매달 세미나를 진행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했는데 업계 경력이 많은 대표님이 도깨비 방망이를 훅-하고 내려치면 전체적인 틀이 툭-하고 나온 덕분에 큰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활동 크리에이터 인터뷰, 홍보 콘텐츠 제작 그리고 처음으로 CRM 마케팅까지 전담해야 했다. CRM  마케팅이란,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의 약자로 고객 관계 관리를 말한다. 유저 데이터를 기간으로 참여도, 전환율,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인데 유저 경험 만족도를 높여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핵심 포인트다. 유저 유입이 증가할수록 CRM 업무가 바빠지는데 한 번은 광고 콘텐츠가 잘 터져 단기간 많은 유저 유입이 되었고, 일주일 내내 CRM 소통 채널만 붙잡고 있던 적도 있었다. 


  2개월 동안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나니 어느덧 6월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많은 브랜드에서 상반기 결산 리포트를 공개하는 것을 보며  나도 ‘1st Half Awards’라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새롭게 피봇팅한 서비스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크리에이터의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하다. 그래서 활동 유도, 브랜드 애정도, 소속감 증대를 위한 보상과 이를 위한 기준점을 제시할 필요가 있었다. 레퍼런스로 네이버 블로그 리포트를 참고해 서비스 성장 현황, 우수 콘텐츠 및 크리에이터 시상, 새로운 업데이트 소식 등을 담아 개발팀과 함께 랜딩 페이지를 제작했다. 결과적으로 유저 유입 KPI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가장 중요한 기존 유저 활동이 23% 증가했다. 어디서 자랑할 만큼의 대단한 성과는 아니었지만,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프로젝트였다. 

  성과 발표 후, 회사 자문가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전의 불미스러운 상황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브랜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각인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 것 같아요.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그 한마디에 쌓여 있던 부담과 걱정이 사라졌다. 비록 대단한 숫자로 증명되지 못했더라도, 실행과 시도 자체가 중요한 가치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앞으로도 무언가를 시도하는 태도를 잃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다음 도전을 준비했다.


  1st Half Awards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도 협업 미팅, 홈페이지 새로운 기능 배포, 코엑스 박람회 부스 참가 등으로 숨 돌릴 틈 없이 바쁜 일상의 연속이었다. 그 틈에도 나는 튜토리얼 영상 제작을 자발적으로 진행했다. CRM을 통해 유저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소통을 하며, 이들이 서비스 이용 방법을 어렵고, 복잡하다고 느낀다는 점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영상 제작을 우선순위로 두었다.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덕분에 어도비 프리미어 프로그램도 어느 정도 다룰 수 있었고, 다행히 작업은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초안을 공유했을 때 모두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며, 뿌듯한 성취감을 한껏 느꼈다. 처음 만든 튜토리얼 영상이라 그런지, 완성된 영상을 볼 때마다 기특한 내 새끼를 보는 듯한 마음이 들곤 한다.


  새로운 경험과 폭넓은 활동 분야, 그리고 정해진 선이 없는 환경. 이것이야말로 스타트업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힘들긴 하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경험, 다방면의 업무 능력을 습득할 수 있다. 


  시간이 흘러 점차 하나둘씩 서비스 시스템이 안정화되고, 드디어 투자 유치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올해 초 피봇팅을 했던 시간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연말이 되었고 나는 마지막으로 연말 파티 행사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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