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따릉이 타고 강원도 갈 수 있을까? 무슨 일이 벌어질까 직접 도전!
서울에서 강원도까지 가는 방법은 참 다양하다. 기차나 버스는 흔한 선택이고, 자가용으로도 갈 수 있다. 하지만 따릉이를 타고 서울을 벗어나 강원도까지 갈 수 있을까?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이번 여행 기획의 제목은 바로 [서울 따릉이 타고 강원도 찍기]였다. 이제는 세이지, 마린, 그리고 내가 세고생 멤버로 확정되었다. 표면적으로는 "힘들겠다"며 싫은 티를 냈지만, 사실 내심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출발지는 서울 강일역이다. 목표는 강원도 춘천까지 따릉이로 완주하는 것. 강일역 4번 출구를 나서면 있는 능골근린공원에 따릉이 정류장이 있었다. 여러 대의 따릉이 중에서 내게 맞는 자전거를 찾는 것이 첫 번째 관문이었다. 장거리 라이딩에서 튼튼한 자전거는 필수라서 브레이크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타이어 바람 빠짐이 없는지, 안장 높이도 나에게 맞춰 조절했다. 만발의 준비를 마친 후 따릉이에 올라타자마자 세이지가 물었다.
“그런데 두 분, 자전거 잘 타요? 생각해보니까 물어보지도 않고 끌고왔네”
다행히도 우리 모두 대한민국 성인의 평균적인 자전거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강일역에서 한강을 따라 하남으로 진입하는 길은 비교적 평탄하고 수월했다. 자전거 도로를 따라 라이딩을 하며 풍경을 감상하는 그 순간, 라이딩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스트레칭을 깜빡했다는 사실을. 자전거를 세우고 뒤늦게 스트레칭을 한 후 다시 출발했다.
하남 위례길까지는 약 40분 정도가 소요됐다. 계속해서 쉬지 않고 페달을 밟아 점심식사 장소인 팔당초계국수 식당에 드디어 도착했다. 차가운 날씨에 얼굴과 손발은 얼어붙었지만, 몸은 열이 올라 더웠다. 그 상태로 초계국수를 먹으니 무슨 맛인지 잘 느껴지지 않았다. 식사로 라이딩하듯 빠르게 끝내고 다시 따릉이에 올라탔을 때, 아까와 다르게 풍경은 더 이상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내 머릿속에는 오직 ‘다리로 페달을 밟아야 한다’라는 생각만이 가득했다. 라이딩 2시간 경과 남양주에 진입하자 안장에 앉아 있는 엉덩이의 통증이 점점 심해졌다. 허벅지의 감각도 사라져가기 시작하면서 자전거 속도도 느려졌다.
“체력은 괜찮은데, 다리가 말을 안 듣네요.”
결국 5시간, 25KM의 라이딩을 끝으로 남양주의 어느 편의점 앞에서 포기 선언을 했다. 고프로 카메라와 남은 간식을 세이지와 마린에게 전해주고 최대한 가볍게 인사를 했다. 이제 남은 고비는 지하철역까지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것이다. 한계에 도달한 다리를 이끌며 아주 천천히 페달을 밟아 가장 가까운 어느 역에 도착을 했다. 15~20분 거리를 약 30~40분 만에 도착했다. 그후로는 집에 어떻게 갔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세고생 미션 완수 여부는 유튜브에 업로드 된 영상으로 확인했다. 대단한 마린과 세이지는 8시간 28분 라이딩으로 강원도 춘천까지 완주를 했다. 서울에서 따를이 타고 강원도로 넘어가면 전화가 온다고 했는데 허무하게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번 세고생 라이딩으로 모두가 극심한 다리 근육통과 엉덩이 통증을 얻었고, 그 덕분에 재택 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엉덩이 뼈에 멍든 기분을 느껴본 적 있는가? 한동안 의자에 앉아있는 것도 고통스러워서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서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