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흰머리 ㅇㅇ

미니멀한 나이듦?

by 사각사각

흰머리가 늘고 있다. 사십이 훌쩍 넘은 나이이니 흰머리가 느는 건 아주 당연한 현상이다. 오히려 또래 보다는 흰머리가 적은 편이다. 아직도 도드라지게 자라나오는 흰머리를 가끔씩 뽑아내고 있어도 감당이 되는 정도니. 두려운 것은 더 이상 뽑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것이다. 간간히 머리가 군데군데 뭉텅 빠지는 악몽을 꿀 때가 있다. 속에서 텅 빈 머리 속을 이리 저리 믿을 수 없는 듯 헤집어보다가 깨어난다. (개꿈이구나~)


아마 나날이 비어가는 머리속을 고민하는 날 그런 꿈을 꾸는 것인 듯. 흰머리는 말 안 듯는 청개구리 아이같다. 유난히 하얗고 빛나는 몸을 불쑥 드러내고 고개를 빳빳하게 든다. '에엣~당장 제거해주리라.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어디 얌전히 숨어있지 않고 비집고 나오는게냐.'


머리만 늘고 있을 뿐 아니라 이가 들면 머리 숱고 줄고 머리결 자체가 매우 건조해진다. 머리카락이 얇아서 엉키고 힘없이 늘어지게 된다. 더 이상 윤기가 반지르르한 머리결을 유지할 수가 없다. 탐스럽게 빛나는 건강한 긴 머리는 이 삼십대의 상징인 것이다. 머리숱이 줄고 있으니 이젠 혹시 대머리가 될까봐 흰 머리를 뽑을 수가 없다. 여자 대머리라니 상상도 하기 싫구나 훌쩍~


흰머리 때문에 주기적으로 염색을 하면 머리결은 더 안 좋아진다. 악순환이다. 전체적으로 염색을 하면 머리결은 더 악화가 되니 뿌리 염색만 살살 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머리는 한 두달이면 왕성하게 자라 나온다. 태생이 게으른 자로서 염색을 한 두달에 한번씩 한다는 건 무리이다. 어쩌란 말이냐? 이러하니 나이란 어떤 시술로도 속일 수가 없는 것이다. 보톡스는 얼마 전에 턱에 한번 맞아봄을 고백한다. 남들도 잘 못 알아보고 별 효과가 없다!


이십대부터 다양한 색으로 염색을 해보았다. 오렌지빛 갈색, 옅은 녹색빛 회색, 각종 톤의 갈색, 미용실에서 자신있게 권했지만 결과물에 경악하게 된 이상야릇한 핑크가 섞인 보라빛 등등. 그 중 레드가 섞인 짙은 브라운을 특히 좋아한다. 빨간 머리 여인이라니 무언가 독특한 매력이 있지 않나?특히 백인 여성의 피부톤에 잘 어울리는 짙은 갈색이 섞인 빨간 머리는 더 예쁜 것 같다. 피부톤이 하얀 편이니 나도 꽤나 잘 어울린다!


미용실에서 상당히 마음에 드는 색이 나온 적이 있지만 아쉽게도 빨간색은 금방 빠지고 점차 갈색과 노란빛만 남는다. 이제는 다양한 색깔을 시도하기는 커녕 새카만 흑발이 되어야 하나? 원래 타고난 머리도 갈색이고 흑발은 취향이 아니건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염색약도 있으니 집에서도 많이 해보고 미용실에서 하기도 했다. 어릴 때는 호기심을 가지고 새로운 색을 시도해보고자 염색을 했다면 이제는 흰머리를 어떻게 하든 감춰 보려고 염색을 해야 한다. 슬.프.다. 가는 세월 그 누구가 막을 수...


방송에서 보면 긴 흰머리를 염색을 안하고 아무렇지 않게 유지하고 있는 여배우가 있다. 왠지 백발 마녀라는 영화주인공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미모가 뛰어나서인지 그녀의 흰머리도 가끔은 아름답게 보이기도 한다. 미모가 그 정도가 아니여서인지 아직은 흰머리를 받아들일 수가 없다.


백발의 긴 흰 머리를 여인을 밤에 보면 귀신을 본 듯 흠칫 놀라게 될 것 같다. 하지만 반백의 머리도 자신감 있게 밀고 나가면 매력 있게 보인다. 의외로 몸에 꼭 맞춘 듯이 백발이 어울리는 분들도 있고. 역시 외모나 영어나 자신감이 제일 중요한 것인가.


하지만 곧 흰 머리를 감당할 수 없는 때가 오리라 예상이 된다. 그 때는 어쩔 수 없이 반백의 머리를 하고 다녀야 할 수도 있다. 으윽, 아직은 상상이 안된다. 그 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다. 그 때는 틀렸고 지금은 맞다? 이건 헛소리이고.


일단 이마 위에 거슬리게 자라나는 자잘한 흰머리를 뽑고 나중 일은 나중에 생각하겠다. 내일 일을 염려하지 말라 하셨다. 오늘 고생이 족하다!

에구구...무리를 했더니 삭신이...

너는 어찌 나이를 모르것다. 6살이면 중년 아니냐? 아고 부럽다!^^